시골에서 알레르기질환이 나았다는 말은 심심치 않게 들어왔지만 그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은 가운데 "너무 깨끗한 환경이 알레르기를 유발한다"는 위생가설이 국내에서도 입증됐다.

7일 평촌 한림대 성심병원에서 열린 제2회 한림-오울루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한림대 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소연 교수는 도시와 시골의 알레르기 질환 유병률을 비교 연구한 결과 대도시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고 그 다음이 소도시, 시골 순이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의 대상은 대도시(서울)와 소도시(정읍시), 시골(정읍) 세 곳의 9~12세 어린이 1749명.

알레르기질환 증상 설문지와 환경요인 관련 설문지, 피부반응검사 등을 통해 알레르기질환 유병률과 원인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운동유발천식과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피부염 등 모두 도시에서, 소도시보다는 대도시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태어나 자라면서 농장동물이나 동물배출물 등에 존재하는 다양한 미생물들에 대한 노출 빈도가 높아 면역력이 잘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생활형태의 차이가 알레르기 질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그 결과, 부모가 농축산업에 종사하거나 임신 중에 산모가 농장 동물들과 접촉한 경우, 축사를 갖고 있는 경우, 애완동물을 키우는 경우, 모유수유를 한 경우,  나이 많은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에는 알레르기질환 발생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영유아기 시기에 항생제를 사용한 경우는 알레르기질환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근거해 이 교수는 "시골에서 태어나 자라는 것이 알레르기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는 있다"면서도 "이미 알레르기질환이 발생한 아이들이 시골로 이주하는 것이 좋다는 말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교수는 또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도 알레르기가 발생하는 아이가 있는 만큼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상호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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