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남성의 탈모 원인 중 유전형인 경우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4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아버지가 대머리면 자식세대에서도 대머리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대한모발학회(회장 강진수/강한피부과 원장)가 국내 13개 대학병원에서 탈모 환자 1,220명을 대상으로 탈모 유형 및 가족력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남성은 부계(父系)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47.1%), 여성은 가족력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47.9%)으로 나타났다.

또 30세 이전에 탈모가 시작되는 조기 탈모 환자 역시 가족력이 없는 경우(31.5%)가 부계 영향(40.4%) 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학회 총무이상 이원수 교수(연세대 원주의대 피부과)는 "이제는 탈모가 절대적인 유전적 질환이 아니며, 가족 중에 탈모 환자가 없다고 안심할 수 없다"면서 "탈모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12개 대학 의료진이 대한모발학회와 공동으로 개발한 BASP(BAsic & SPecific type)법으로 분류한 것으로 외국에서 개발된 기존 방법의 단점을 보완해 국내 환자에 적합하다.

이 분류법은 탈모환자의 앞쪽 머리 선 모양에 따라 L형, M형, C형, U형의 4가지 ‘기본유형(Basic type, BA type)’으로 분류한다.

만일 환자가 윗머리 부근에도 탈모가 있을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특정유형(Specific type, SP type)’에도 해당될 수 있는데, 특정유형은 윗머리 부근 탈모가 집중된 부위에 따라 V(Vertex)형, F형(Frontal or Female) 2가지로 분류된다.

이러한 분류법에 근거한 결과, 앞 이마선이 후퇴하는 앞머리선 탈모의 경우 남성에서는 M자형이 가장 많고, 부계의 영향(36.7%)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이 가족력이 없는 경우(30.3%)였다.

남성탈모의 발생 연령은 L타입이 가장 이른 시기에 시작해 점차 이마 선이 후퇴하는 일반적인 탈모진행 순서(M, C, U형)를 따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앞 이마선 탈모와 함께 유전적 영향이 적은 윗머리 탈모가 함께 나타난 경우가 전체 환자 중 63.1%(770명)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가운데 서양남성에게는 거의 없는 윗머리 숱이 적은 여성형 탈모(F형)가 많은 것이 나타났다. 실제로 남성의 여성형 탈모 비율은 17%로 서양남성의 여성형탈모 비율로 알려진 4~5%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성탈모의 경우는 L형이 많고, 윗머리 탈모의 경우 숱이 적은 형태의 전형적인 여성형 탈모(F형)가 50.5%로 정수리 정중앙의 탈모유형인 V형(14.0%)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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