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으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선천성무통증의 하나인 SCN9A채널 장애. 이 상염색체열성 유전병은 파킨스탄 북부 3개 혈연가계에서 확인됐다.

이를 확인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위의존성 나트륨(Na) 채널 알파 서브유니트 단백질(Nav1.7)을 코드하는 유전자(SCN9A)의 변이가 그 원인으로 나타났다(Nature).

하지만 이번에는 이 Nav1.7 Na 채널이 정상인 통각 뿐만 아니라 후각에도 필요하다는 사실이 독일 자를란트대학 얀 바이스(Jan Weiss) 교수에 의해 Nature에 보고됐다.

후각장애의 원인유전자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각장애 환자에 나타난 후각장애, 모델마우스에서 확인

SCN9A채널 장애는 지금까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 외에는 모두 정상이고 다른 생리적 기능장애는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웨이스 교수가 SCN9A 채널 장애로 진단된 3명의 무통증환자에게 후각시험을 실시한 결과, 모두 중증 후각장애를 보였다.

이러한 후각장애가 Nav1.7와 어떤 관련성이 있다고 생각한 교수는 후각기관에서만 Nav1.7 단백질을 발현하지 않는 변이마우스(cNav1.7-/-)를 만들었다. 이 변이마우스는 생후 어머니 젖을 잘 찾을 수가 없어 후각장애가 있다고 의심됐다.

변이마우스의 후각능력을 조사하기 위해 4종류의 행동시험도 실시됐다. 각종 냄새에 대한 관심도를 검토하는 기호성시험, 천적의 냄새에 대한 기피반응을 검토하는 시험 등에서 모두 냄새에 대한 반응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변이마우스는 후각을 완전히 잃은 것이다.

교수는 메커니즘도 해명해 보기로 했다. 제일 먼저 의심된 것은 Nav1.7을 발현하는 후각수용 신경이 Nav1.7을 잃게 되면서 냄새에 반응하지 못하게 됐을 가능성이었다.

후각자극의 수용이 아니라 전달에 장애

그러나 변이마우스의 후각수용 신경은 신경상피절편에 대한 탈분극자극에 정상으로 반응하고 테트로도톡신 감수성을 가진 Na 이온채널이 활성되는 것으로 관찰됐다.

in vivo에서도 마찬가지로 대조 마우스(cNav1.7-/+)에 비해 손색이 없고 냄새와 포스포디에스터레이스억제제(IBMX)에 대한 활동 전위가 관찰됐다.

또 Nav1.7은 냄새 분자 수용체에서 나오는 기동 전위를 후각수용 신경세포 전체의 활동전위로 변환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돼 왔지만 변이마우스에서도 대조 마우스에 비해 전위 의존적 최대 이온류(流) 밀도는 불과 20% 정도 낮아지는데 불과했다. 따라서 변이마우스에서 후각수용신경의 후각자극 수용능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됐다.

두번째로 의심되는 것은 후각수용신경의 투사처인 후각신경구로 신경자극이 전달되지 못하게 방해됐을 가능성이다.

후각신경구에 있는 사구체에서는 후각수용신경이 후각 중추로 투사되는 M/T세포 등의 신경과 시냅스를 형성하고 있으며 Nav1.7은 일반적으로 이 시냅스 앞의 후각수용 신경에서는 발현하지만 시냅스 뒤의 M/T세포에서는 전혀 발현하지 않는다.

따라서 후각수용신경층에 대해 자극을 가했을 때 후각신경구 조직절편에서 나타나는 M/T세포 활동전위를 측정한 결과, 변이마우스에서는 대조마우스의 7배의 자극을 가해도 M/T세포에서 활동 전위는 관찰되지 않았다.

M/T세포를 직접 자극했을 때는 변이마우스에서도 활동전위를 측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변이 마우스에서는 후각수용신경이 M/T세포 간에 형성하는 시냅스로 신경자극 전달이 억제됐을 가능성이 드러났다.

또 후각수용신경의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민산의 수송단백질(vGluT2)이나 시냅스의 해부학적 소견에 이상은 나타나지 않아, Nav1.7 이온채널은 후각수용신경에서 후각신경구에 신경자극이 전달되는게 반드시 필요하며 이 때문에 후각을 상실됐을 가능성이 강하게 제시됐다.

원인유전자 추가 발견에 기대

이상의 결과는 통각장애의 원인인 전위의존성 Na채널의 상실이 동시에 후각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통각와 후각 사이에 의외의 관련성이 밝혀진 셈이다.

시각장애와 청각장애에 비해 원인유전자의 해명이 늦은 후각장애이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원인유전자가 밝혀져 향후 연구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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