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등에 동반되는 행동장애를 억제하기 위해 요양원에 입원한 고령자에게는 향정신약물이 많이 처방되고 있지만 안전성에 관한 우려는 불식되지 않고 있다.

심혈관사고와 사망위험을 피하기 위해 항정신병약물 외에 향정신제가 검토되기도 하지만 약물 클래스별로 안전성을 비교한 연구는 없는 상황이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내과 크리스타 휘브렉츠(Krista F. Huybrechts) 교수는 요양원에 새로 입원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향정신약물을 처방한 이후 180일간 사망 및 주요 사고에 따른 입원 위험을 약제 클래스별로 검토해 보았다.

그 결과, "정형 항정신병제, 항우울제,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사용한 경우 암 이외에 다른 요인으로 인한 사망 및 대퇴골골절 위험은 비정형 항정신병제와 같거나 오히려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고 Canadi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에 발표했다.

암 이외에 다른 요인에 의한 사망률 비정형 항정신병제군에서 낮아

검토 대상은 1996년 1월~2006년 3월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있는 요양원에 새로 입원한 65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입원 전 6개월 동안 향정신약물을 사용한 적이 없고, 입원 후 90일 이내에 이 약물을 투여하기 시작한 1만 900명.

비례 위험모델을 이용해 (1)투약시작 후 180일 이내의 사망률(암 원인 사망은 제외) (2)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대퇴골골절, 폐렴, 정맥혈전색전증(VTE)에 의한 입원율-을 비교했다. 배경인자 조정에는 propensity score(PS)를 사용했다.

이 기간 중에 입원한 1만 900명 가운데 942명에는 비정형 항정신병제, 1,902명에는 정형항정신병제, 2,169명에는 항우울제, 4,887명에는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비롯한 수면제(이하 벤조디아제핀계약물로 표기)가 처방됐다.

대부분이 입원하자 마자 즉시 처방을 받았으며 입원 후 처방까지 걸린 시간은 1일(중앙치)이었다.

그 결과, 비정형 항정신병제군에서는 다른 군보다 암 이외에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률, 대퇴골골절, 심부전, 뇌졸중에 의한 입원율이 낮은 반면 심근경색 위험은 높았다.

단 뇌졸중, 심근경색, 심정지, 심실성부정맥, VTE의 경우는 사고 수 자체가 적어 최종 분석대상에서 제외됐다.

비정형 항정신병제군과 비교시 PS 조정 후 상대위험(RR)은 정형 항정신병제군의 경우 암을 제외한 다른 요인에 의한 사망이 1.47(95% CI 1.14〜1.91)로 유의하게 높고, 대퇴골골절 역시 1.61(1.03〜2.51)로 높았다. 반면 폐렴과 심부전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마찬가지로 벤조디아제핀계 약물군에서는 암 이외에 다른 요인에 의한 사망의 상대위험은 1.28(1.04~1.58)로 유의하게 높은 경향을 보였지만 대퇴골골절의 상대위험은 0.99(0.66~1.51)에 머물렀다.

하지만 불안 때문에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선택한 군만을 분석대상으로 하자 대퇴골골절의 상대위험은 1.23(0.78〜1.94)이었다.

또한 심부전에 의한 입원 위험이 높은 점도 특징적이었고 심혈관질환 기왕력으로 조정한 후에도 심부전의 상대위험은 1.54(0.89~2.67)였다. 한편 폐렴 위험은 낮은 경향을 보였고 상대위험은 0.85(0.56~1.31)에 머물렀다.

휘브렉츠 교수는 "이번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검토에서 정형 항정신병제, 항우울제, 벤조디아제핀계 약물과 관련한 사망 및 대퇴골골절 위험은 비정형 항정신병제를 사용한 경우에 비해 같거나 높은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결론을 내리려면 대규모 무작위비교시험(RCT)이 필요하지만 당분간 임상의사는 고령자에 대한 처방제 선택시에 이러한 위험 상승과 기대되는 효과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