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농약에 노출되면 인지기능이 낮아질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Laboratoire Santé Travail Environement의 이사벨 발디(Isabelle Baldi) 박사는 20년 이상 포도를 재배해 온 40~50대 농부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연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Occupational & Environmental Medicine에 발표했다.

PHYTONER시험으로 명명된 이 연구는 인간이 농약에 오래 노출됐을 때 신경학적으로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검토한 최초의 연구라고 한다.

약 4년만에 MMSE 저하

농약에 노출되면 사람의 암과 신경질환, 생식능력장애 외에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까지 유발된다는 사실도 보고됐다.

하지만 농약이 정신신경학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으로 검토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1997~98년 프랑스 서남부의 보르도 지역에서 와인용 포도재배 농가에서 일하는 929명을 대상으로 했다.

당시 약 50세였던 이들은 20년 이상 농업에 종사해 온 전형적인 농부였다. 이들은 조사 시작 당시 및 2001~03년 첫번째 추적관찰시에 9종류의 신경행동학 테스트를 통해 농약 노출의 유무에 따라 분석을 실시했다.

추적관찰시 모든 질문에 응답한 614명을 분석한 결과, 농약 노출군에서는 7개 테스트에서 조사를 시작한 이후 점수가 낮아질 위험비(OR)가 최대 5배 높아졌다.

특히 농약에 직접 노출된 군에서는 간이 인지기능검사인 MMSE(Mini-Mental State Examination)에서 2점이 낮아질 OR이 2.15(95%CI 1.18~3.94)로 유의하게 높아졌다.

발디 박사는 "대상자가 40~50대로 비교적 젊었는데도 불구하고 약 4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MMSE이 감소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지기능이 낮아지면 치매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농약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알츠하이머병과 기타 치매 등 신경변성질환을 진행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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