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살충제 중 하나인 크로르파이리포스(Chlorpyrifos)에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발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원진 교수팀이 미국립암연구소(NCI) Michael C. R. Alavanja박사와 공동으로 1993~2001년까지 미국 Iowa 및 North Carolina에 거주하고 있는 크로르파이리포스 노출대상자 22,181명과 비노출대상자 32,202명 등 54,383명을 대상으로 각종 농약노출과 암 발생과의 관련성을 추적 조사했다.

이 결과 크로르파이리포스 노출집단에서 폐암발생률이 비노출집단에 비해 최고 약 2배 높게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나이, 성별, 지역, 흡연 및 음주여부 등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크로르파이리포스 노출폐암군 73명과 비노출폐암군 126명을 추출, 노출폐암군을 노출일수별로 분류했다.

각각 0.1∼8.8일(A그룹)은 14명, 8.9∼24.5일(B그룹)은 19명, 24.6∼56.0일(C그룹)은 16명, 56.1이상(D그룹)은 24명으로 나누어 노출일수와 폐암발생의 상대적 위험도(Relative risk)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비노출집단에서 폐암에 걸릴 상대적 위험도를 1이라 할 때 크로르파이리포스에 노출될 상대위험이 A군의 경우 0.77배, B그룹은 1.63배, C그룹은 1.44배, D그룹은 2.18배로 나타나 노출일수가 높을수록 폐암발생의 상대적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여부와 농약노출일수에 대한 연관성 조사에서도 농약노출일수가 56.1일 이상이 되는 폐암군에서 24명중 23명, 24.6∼56일은 16명중 16명, 8.9∼24.5일은 19명중 18명, 0.1∼8.8일은 14명중 12명으로 나타나, 농약노출일수가 높고 담배를 많이 피울수록 폐암발생률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연구팀은 농약과 흡연이 폐암발생의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담배는 체내 농약의 흡수를 촉진시키고, 농약 또한 담배에 포함된 발암물질을 용해시켜 체내 흡수를 돕기 때문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 교수는 “크로르파이리포스가 국내에서는 비교적 안전한 농약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장기간 인체에 노출될 경우 폐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며 “농약을 많이 접하는 사람들의 경우 농약살포시 마스크와 작업복, 보호장구 등을 착용하고, 바람을 등지고 작업하며, 흡연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크로르파이리포스 살충제와 폐암에 관한 이번 연구는 세계적 암 전문저널인‘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12월호에 게재되어 미국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