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치매에 걸린 배우자를 간호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기억장애에 걸릴 위험이 6배 높다고 존스홉킨스병원 신경과 피터 래빈스(Peter V. Rabins) 교수와 유타대학 마리아 노튼(Maria C. Norton) 교수가 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에 발표했다.

유전자 변이로 인한 위험 웃돌아

치매는 기억력, 주의력, 판단력, 언어력 등의 능력이 떨어지는게 특징인 중증 인지장애다.

지금까지 소규모 연구에서는 치매에 걸린 배우자를 간호하는 사람은 간호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기억장애 발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치매 진단에 이용되는 표준적인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배우자의 인지력을 장기간 검토한 조사는 없었다.

래빈스 교수는 65세 이상의 부부 1,221쌍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들은 유타주 캐쉬군 기억연구 참가자의 일부로, 이 연구에서는 1995년 이후 치매환자 900례 이상이 확인됐다. 이 군은 90년의 미국인구조사에서도 대표적인 장수지역이다.

1995년부터 지원자의 치매 정도를 검사했다. 우선 자원자에게 인지기능 평가 설문지를 주고 응답 결과 치매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는 전문교육을 받은 간호사와 기사가 포괄적인 임상평가를 실시했다.

최종적으로는 노인정신과의사와 신경심리학자가 조사결과를 평가해 치매를 진단했다.

그 결과, 기혼자 2,442례 가운데 255례가 치매로 진단됐다. 배우자가 치매로 진단된 사람이 치매로 진단받을 확률은 배우자가 치매가 았는 사람보다 6배 높았다. 이 위험은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인자인 ApoE4유전자 변이 위험을 웃도는 것이다.

치매 배우자가 치매를 유발할 위험은 사회경제적 상황 등의 치매 발현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을 조정해도 뚜렷했다.

간호 스트레스 줄여야

노턴 교수는 "이번 장기간의 조사에서 나타난 기억기능 저하는 우연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지속적인 기억장애"라고 말했다.

래빈스 교수는 "지금까지 연구는 기억장애 센터의 환자와 그 개호자를 대상으로 했으며 반드시 지역 전체를 반영하지 않는다. 한편 캐쉬군의 조사에는 65세 이상의 고령자 주민 대부분이 참가했기 때문에 지역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결과가 얻어졌다"고 평가했다.

또 배우자의 치매 위험 상승은 개호 스트레스 때문으로 생각되지만 그 메커니즘을 밝히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 가설이 맞다면 치매환자 담당 의사는 배우자의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좀더 신경써야 한다.

교수는 "간호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부정적인 면도 있다. 긍정적인 부분을 살리고 부정적인 부분을 줄이려면 배우자의 치매 발현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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