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미국소화기병학회(ACG)가 과민성장증후군(IBS) 관리 가이드라인을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에비던스에 근거한 최신 조직적 검토 결과와 추천 치료·검사가 포함돼 있다.

다양한 치료법 효과 검토

소화관의 만성 재발성 기능장애로서 환자의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는 IBS는 소화기 전문의가 다루는 여러 질환 중 하나다.

최근 몇년새 임상현장에서는 IBS 치료법이 크게 바뀌고 있으며, 치료약물의 위험과 이익에 대한 새로운 에비던스가 축적되고 있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IBS의 연구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새로운 치료약물의 효과에 관한 에비던스를 검토하기 위해 ACG의 IBS 조사특별위원회원회는 치료 에비던스를 대상으로 포괄적인 메타분석를 실시했다.

이 결과를 근거로 ACG는 등급 분류에 따라 IBS의 검사·치료를 추천하고 있다.

ACG의 권고에는 기존 치료법 뿐만 아니라 프로바이오틱스, 비흡수성 항균제 리팍시민, 항우울제, 경련진정제, 박하유, 섬유, 팽창성 약제, 설사약, 로페라미드 등의 지사제, 5-HT3 수용체 길항제 아로세트론, 5-HT4(세로토닌) 수용체 작동제 테가세로드(tegaserod), 클로라이드·채널 활성제 루비프로스톤(lubiprostone), 심리요법, 허브액, 침술 등 새로운 치료법의 전문적 평가가 포함돼 있다.

또한 IBS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서 정기적인 진단 검사, 음식 알레르기 검사, 식사요법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위원장인 로렌스 브랜트(Lawrence J. Brandt) 씨는 “ACG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에서는 각 치료법이 위약에 비해 IBS 증상 완화에 효과적인지 여부가 적혀 있다. IBS 치료의 등급 분류 과정에서는 연구 디자인의 적절성을 비롯해 에비던스의 질과 다양한 치료법의 효과 등도 고려됐다. 여기에서는 치료 효과와 잠재적 위험의 균형을 중요시했다”고 설명했다.

ACG의 에몬 퀴글리(Eamonn M. M. Quigley) 회장에 따르면 IBS 진단·치료에 관한 이번 메타분석은 에비던스의 포괄적 평가에 근거해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을 임상의사에게 제공해준다고 말했다.

IBS 치료는 일반적으로 주요 증상에 실시된다. 치료법은 다양하며 대부분은 각 증상에 효과적이지만 증상 전반에 효과적인 치료법은 한정돼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추천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질경이, 섬유, 일부 항경련제, 박하유가 IBS에 효과적이라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지만 에비던스 수준은 낮은 편이다. 일부 프로바이오틱스가 IBS의 전반적인 증상에 효과적이라는 증거는 있지만 새로운 데이터가 필요하다

(2) 지사제 덕분에 배변 횟수는 줄었지만 IBS의 전반적인 증상은 개선되지 않는다. 5-HT3 수용체 길항제는 설사증상을 보이는 IBS 환자에 효과적이며 이를 증명하는 증거의 수준도 높다. 그러나 변비나 대장허혈이라는 중증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적응 환자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현재 알로세트론의 사용은 미식품의약청(FDA)의 처방 프로그램에 따라 규제되고 있다

(3) 5-HT4수용체 작동제는 변비가 있는 IBS 환자에서 중등도의 효과를 나타내며 이를 증명하는 증거는 질적으로는 높지만 심혈관질환의 잠재 위험이 있어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현재 5-HT4수용체 작동제의 IBS에 대한 적응은 북미에서는 승인되지 않고 있다

(4) 3환계 항우울제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모든 서브타입의 IBS 환자에 효과적이다. 기존 연구의 수준은 전반적으로 높지만 대상 환자수가 한정돼 있어 추정되는 효과의 신뢰성이 향후 얻어지는 증거에 따라 바뀔 수 있어 증거 수준은 중등도다

(5) 비흡수성 항균제는 특히 설사를 주요 증상으로 하는 IBS에 효과적이다. 루비프로스톤(lubiprostone)은 변비를 주요 증상으로 하는 IBS에 효과적이며 이를 입증하는 에비던스의 질은 중등도다

(6) 에비던스의 수준은 낮지만 심리요법은 IBS에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7) 한방약물의 임상시험에서 IBS에 대한 효과가 입증됐지만 이러한 시험을 메타분석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 전체적으로 볼 때 IBS에 대한 한방치료의 효과에 대해서는 변동하는 성분이나 정제도 등의 교란인자가 여전히 문제다

(8) 침술 효과를 조사한 임상시험의 조직적 검토에서는 결정적인 결론은 얻을 수 없었다. 침술을 권고하기에는 새로운 시험이 필요하다

(9) 환자는 특정한 음식이 IBS의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음식 알레르기 검사나 구체적인 한정식(특정 음식을 제외한 식사)의 효과를 입증하는 에비던스는 부족하고 임상시험 이외에 알레르기 검사나 한정식의 사용은 권장되지 않는다

기질성 질환은 적어

권고에서는 “기질성 질환이 발견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증상이 전형적이고 위험한 특징이 없는 IBS 환자에서는 전혈구산정, 혈액 생화학검사, 갑상선기능 검사, 대변 요충 검사, 복부영상 검사 등을 정기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적고 있다.

또한 설사가 주요 증상인 환자나 혼합형인 IBS에서는 세리악병인지를 정기적으로 검사한다. 식사 내용을 바꾼 후에도 락토스 소화불량이 나타나면 락토스 호기 검사를 고려한다.

소장에서 세균의 이상증식 발견을 위해 호기 검사를 추천하는 에비던스는 근거가 부족하다.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결장신생물의 검사전 확률은 낮아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50세 미만 IBS 환자에서는 정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를 추천할 수 없다.

이 검사는 위험한 특징을 가진 환자에 기질성 질환이 있는지 감별하기 위한 것으로, 50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결장직장암 검진을 통해 알아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CG는 미국 흑인에 대해 45세부터 결장직장암 검진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설사형 IBS 환자에게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때 현미경적 대장염을 제외하기 위해 무작위 생검을 고려해야 한다.

전세계 IBS 유병률 7∼10%

IBS는 장기능의 변화에 따른 복부 불쾌감이 특징이며 구조적 이상이나 생리학적 이상은 동반하지 않지만 병태 생리는 다양하다.

각 증상에 근거하여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 질환 자체가 증상군으로서 파악되고 있다.

IBS 유병률은 낮고 치료비도 높은데다 환자의 건강 관련 QOL(HRQOL)이나 생산성은 크게 낮아진다.

역학연구에 의하면 전세계의 IBS 유병률은 7∼10%다.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변비형 IBS의 서브타입에 비해 설사형이나 혼합형 IBS의 유병률이 높다. 그리고 1명의 환자가 하나의 서브타입에서 다른 서브타입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IBS 환자수는 남성 환자수의 1.5배이며 저소득층과 50세 미만에서 유병률이 높다.

IBS 환자에서는 다른 질환자에 비해 진찰 횟수, 진단 검사를 받는 횟수, 처방약제량, 결근 일수(생산성 저하), 전체적인 직접 경비가 많고 입원 빈도도 높아진다. 의료 자원의 활용 빈도는 중증이고 HRQOL이 낮은 환자에서 가장 높다.

ACG의 에비던스에 근거한 IBS 조직적 검토는 인터넷상에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