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관상동맥 우회로술(CABG)은 심박동상태(off-pump)든 심장정지상태(on-pump)이든 모두 많은 환자에게 연명(延命)과 QOL을 개선시키며 중증의 합병증 발생률도 매우 낮춰준다. 또한 몇 년 전에는 CABG의 적응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던 환자에게도 지금은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미국에서는 “어떤 증례에 그리고 2가지 방법 중 어떤 쪽이 우수한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는 아직 해명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off-pump CABG를 지지하는 연구가 많지만, 결정적으로 어디가 좋다는 결론은 아직 내려지지 않고 있다. 여기서 양쪽 CABG의 현 위치에 대해 미국심장외과의 2명으로부터 들어보았다.

흑백논리는 무리

콜로라도대학 보건과학센터(UCHSC) 외과 Frederick L. Grover 교수는 “내가 임상 연수를 끝낸지 33년이 되지만 그 사이에 경험한 수많은 어려운 문제처럼 이것은 흑백 논리로 다루어야 할 사항이 아니다”고 설명한다.

미국에서는 현재 off-pump, on-pump 모두 이용되고 있다. 교수는 현재 off-pump CABG와 on-pump CABG를 비교하는 무작위 비교시험을 책임지고 있다. 이 시험에는 미국내 재향군인(VA)병원 17곳에서 2,200례의 환자가 등록됐으며 치험비용은 1,000만 달러 이상 투입됐다.

환자 등록은 2002년에 시작됐으며 주요 결과는 2007년에 발표될 예정이다(자세한 시험내용은 시리즈3번째 게재).

이 시험(이하, VA연구)을 통해 교수는 “2개 중 하나의 방법에 높은 유용성을 보이는 다양한 집단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어느 방법에서나 유용성을 보이는 여러 환자군도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한다.

Grover 교수가 Annals of Thoracic Surgery(2001;72:1282-1288,2002;73: 2036-2037)에 발표한 후향적 연구는 off-pump CABG의 안전성에 의문을 안고 실시됐다. 그러나 데이터 분석 결과, 실제로는 off-pump CABG가 on-pump CABG보다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상 환자들은 많은 스크리닝을 받았기 때문에 연구결과를 과대 평가해선 안된다고 지적한다.

2001년 Grover 교수는 미국흉부외과의학회(STS) 미국 성인심장수술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여 126개 시설에서 on-pump CABG와 off-pump CABG의 유용성을 비교한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는 전체 11만 8,140건 가운데 1만 1,717건(9.9%)이 off-pump로 시행되었다.

2002년에 발표된 연구는, VA심장 수술개선 계속프로그램의 기록을 사용했으며, 전체 2,413건 가운데 680건(28.2%)이 off-pump로 실시되었다.

교수는 “모든 타입의 환자가 양쪽 군에 모두 균등하게 나뉘어지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 off-pump 군에서는 수술 전에 폐질환을 가진 환자가 많았다. 반면 당뇨병이나 불안정 협심증을 가진 환자에서는 on-pump로 실시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환자에서는 on-pump 쪽이 안전하다고 외과의사들은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전하지만 의문도

Grover 교수는 off-pump CABG는 안전하며 또한 사망률 및 질환 이환율도 허용 범위내에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교수는 그러나 그라프트의 장기 개존율(즉 협착률 및 폐색률)이나 내구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on-pump CABG처럼 혈행 재건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의견도 있다.

교수는 “단일 시설의 시험 결과, on-pump CABG에서는 문합(吻合)한 그라프트의 평균 갯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되고 외과의사의 경험이 축적되면 이 상황은 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는 금년 5월 13일자 뉴욕타임스에서 본인은 중립적인 입장이라고 밝히면서 “어느쪽이 우수한지는 아직 결론을 내릴 수 없다. 현재 대규모 VA연구가 현재 실시되고 있으며, 이 결과가 나오게 되면 2가지 방법 중 한쪽에 좀더 높은 유용성을 보이는 집단이 발견되거나 대상환자 전체에서 어느 방법이 우수한지도 판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5년 후 경과 지견 발표

클리브랜드·클리닉(오하이오주클리브랜드) Joseph F. Sabik III 박사는 “off-pump CABG를 통해 CABG로 인한 병적 상태를 충분히 낮출 수 있다”고 말한다. 박사는 off-pump CABG와 on-pump CABG의 비교 연구를 대표하는 연구자다.

배경인자를 일치시킨 406개 팀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 연구는 Journal of Thoracic and Cardiovascular Surgery (2002;124:698-707)에 발표되었다.

우회로술에 이용된 그라프트의 평균 갯수는 off-pump CABG에서 약 2.8개, on-pump CABG에서 약 3.5개. 박사팀은 “회선지(circumflex)에 문합된 그라프트 갯수는 off-pump에서 더 적고(P<0.001), 오른쪽 관상동맥에 문합된 그라프트 갯수 역시 off-pump에서 더 적었다(P<0.006)”고 결론내렸다. off-pump CABG에서는 수술 후의 병적상태는 감소했지만, 완전한 혈행재건은 on-pump에 미치지 못했다.

5년이 경과된 성적은 최근들어 발표됐다. 5년 생존율은 off-pump례에서 88%, on-pump례에서 89%, 심근경색(MI) 회피율은 각각 93%, 94%, 경피적 관상동맥인터벤션(PCI) 회피율은 94%, 94%, 재CABG 회피율은 98%, 99%였다.

박사는 “적어도 수술 후 5년째에 off-pump CABG는 on-pump CABG와 똑같이 효과적이라고 치험 책임의사들은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박사는 “그러나 off-pump CABG의 유용성이 높고 사망률 및 뇌졸중 발생률을 상당히 낮춘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우리 경험 상 양쪽의 사망률 및 뇌졸중 발생률에 관한 엔드포인트는 같았다. 또한 그러한 속발증의 발생률은 약 1%로 매우 낮다”고 말한다.

신경학적 영향이 논란의 표적

Sabik 박사는 “off-pump CABG의 유용성은 확실히 인정되지만, 그 유용성은 인공심폐 사용의 폐해가 동반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평가해야 한다. 물론 인공심폐 때문에 환자가 사망하거나 뇌졸중이 일어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테롬 경화가 있는 대동맥을 겸자로 차단하면, 그 색전이 뇌에 도달하여 뇌졸중이 일어나는데 CABG의 술식이 다르다고 해서 이러한 문제가 줄어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사는 “확실히 인공심폐 사용에 따른 병적 상태는 존재한다. off-pump에서는 수혈의 필요성이나 흉부 창상에 의한 감염위험, 인공투석의 필요성 및 뇌장애(즉 수술 후의 의식 혼탁) 발생률이 모두 저하한다.

즉, off-pump CABG의 실시로 병적 상태는 감소하지만 이는 인공심폐를 사용했을 때를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다. 사망률, 뇌졸중이나 MI의 발생률에 관한 엔드 포인트에서는 양쪽 방법에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공심폐는 폐나 간에 장애가 있는 환자에서는 이들 장기의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Grover 교수는 지적하고 있다.

현재 인지기능을 비롯한 신경학적 영향에 관해 큰 논란이 일고 있다.

Sabik 박사는 “off-pump례에서는 수술 후 뇌장애 증상이 수술 직후부터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하고 “인공심폐를 사용하면 뇌부종 등으로 인해 이같은 뇌장애가 일어날 것이다. 이러한 영향은 일과성이라고 보이며 환자는 시간이 경과하면서 회복되는 것같다. 그러나 off-pump례에서 나타나는 수술 후 의식 청명도는 on-pump례보다 분명히 높지만, 이러한 경향이 2∼3개월 후에도 지속될지는 확실하지 않아 이 점이 논란의 초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사는 “on-pump CABG례에서 인지기능 저하의 발현율과 그 정도가 off-pump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지에 대해서는 완전히 결론나지 않은 상태다. 지금까지의 연구 대부분이 대조군을 적절하게 설정하지 않고 있다. 인공심폐가 신경심리학적 아웃컴을 악화시킨다는 논문이 있는가 하면 이를 부정하는 논문도 있다”고 지적한다. “인지기능 저하에 관한 연구는 디자인하기가 어렵다.

대조군을 설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 논문에서 on-pump례 가운데 고령 환자에서 인지기능이 더 낮아진다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고령 환자는 수술 전에 뇌혈관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인지기능 저하위험이 큰 집단”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반인에 대한 기사 조심해야

Sabik 박사는 “인지기능은 낮아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문제가 과장되거나 편협하게 다루어지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사는 off-pump를 실시하면 “인지기능의 저하 정도나 발현율이 낮아진다”는 주장은 가정에 불과하며 “이것은 논리적으로는 설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Grover 교수, Sabik 박사는 모두 인터뷰 도중에 on-pump CAGB례의 속발증으로서 pumphead 단어를 Grover 교수는 인지기능저하, Sabik 박사는 뇌장애로 표현했다.

그러나, 유명 과학저널인 Scientific American 7월호 표지에는 ‘심장수술로 뇌장애 유발’이라는 제목과 함께 Pumphead 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50만부 이상을 발행하는 이 저널은 독자들에게 on-pump의 폐해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할 것이다. 이 영향으로 국민 대부분이 좀더 경계심을 갖게 될 것이다. 유용성보다 부작용이 부각되면 당연히 우려할 사태도 발생한다.

Grover 교수는, 필요한 경우에도 on-pump가 일반사람들로부터 거부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기사는 일반인을 위해 과장되게 보도되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 이 기사로 인해 환자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