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유두종바이러스(HPV) 역학연구는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어 남성 대상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스페인 카탈란암연구소 연구팀은 남성의 성기HPV감염률 추정치를 파악하기 위해 메타분석한 결과, 남성 약 3분의 1은 HPV에 감염돼 있으며 5명 중 1명은 고위험 HPV형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제학술지 란셋 글로벌헬스(Lancet Global health)에 발표했다.

분석대상 연구는 의학데이터베이스 EMBASE, Ovid MEDLINE, Global Index Medicus에 등록된 연구 중 15세 이상 남성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연구. 그리고 HPV관련 병리소견과 HPV감염 위험인자가 없는 50명 이상 남성을 대상으로 한 HPV연구다.

이들 연구는 모두 항문성기부위에서 검체를 채취해 HPV DNA 검출하는 데 이용한 방법은 PCR이나 하이브리드캡처 2였다. HPV 감염 위험이 높은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와 포경수술 남성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 소변 또는 정액검체에 근거한 연구는 제외됐다.

최종 5,785건 가운데 35개국 65건, 남성 4만 4천여명을 대상으로 HPV와 고위험HPV 및 개별 HPV유전자형을 전세계 및 지역별, 연령별 감염률을 추정했다.

HPV유형은 100여개에 달하며, 그 중 40여개가 생식 기관에서 발견된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고위험군 HPV형은 16, 18, 31, 33, 35, 45, 52, 58로 알려져 있으며 이 외에도 31, 33, 35, 39, 45, 51, 52, 56, 58, 59, 66, 68, 69, 73도 고위험군에 속한다.

그 결과, 전세계 감염률은 HPV 31%, 고위험 HPV 21%였다. HPV유전자형으로는 HPV16형이 가장 많고(5%), 그 다음이 HPV 6형(4%)이었다.

연령 별 HPV 감염률은 25~29세가 가장 높았다. 지역 별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37%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유럽과 북미(36%)였다.

상대적으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15%)는 낮았으며, 고위험 HPV감염률(10%)도 전세계(21%) 보다 낮았다. HPV와 고위험HPV, HPV16형 감염률 모두 저~중소득국 보다 고소득국에서 약간 높았다.

연구팀은 "나이 불문하고 성적 활동이 왕성한 남성은 성기HPV감염의 주요 전달자로 확인됐다"면서 "이번 연구는 남성의 HPV관련 질환 이환율과 사망률을 줄이고 최종적으로는 자궁경부암과 기타 HPV관련 질환 박멸을 위해서는 HPV백신 접종 등 광범위한 HPV예방전략에 남성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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