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고 걸음걸이도 느려졌다면 치매부터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정상압 수두증인 경우에도 동일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잘 감별해야 한다. 또한 국소마취로 요추-복강단락술을 이용하면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중앙대병원 박용숙, 이신헌 신경외과 교수팀은 경북의대 박기수 교수는 정상압 수두증의 현황과 증상, 그리고 치료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정상압 수두증은 뇌척수액이 정상보다 많아 발생하는 질환으로 70세 이상 노인 100명 중 2명 꼴로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워져 발을 넓게 벌리고 작은 보폭으로 발을 질질 끌며 넘어지는 일이 잦고 균형 잡기가 힘들다. 또한 소변을 참지 못해 옷에 실수하거나 인지기능 저하와 무기력증 등으로 치매로 오인하기 쉽다.

정상압 수두증 진단은 뇌CT(컴퓨터단층촬영) 또는 뇌MRI(자기공명영상)를 통해 뇌척수액이 있는 뇌실 크기를 확인한다. 이어 요추 사이에 주사 바늘을 꽂아 30~50cc 정도의 뇌척수액을 허리에서 뽑아낸 뒤 걸음걸이, 요실금, 인지기능 저하 등이 개선됐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일반적인 치료법은 전신마취를 통해 두개골에 구멍을 내 과다한 뇌척수액이 나갈 수 있는 우회로를 션트 튜브(플라스틱 관)를 이용해 뇌실에서 복강으로 빼는 '뇌실-복강 단락술'이다.

최근에는 국소마취로도 시행할 수 있는 '요추-복강 단락술'을 시행하고 있다. '뇌실-복강 단락술'과 달리 허리에서부터 복강 내로 우회로를 연결하는 수술법이라 두개골에 구멍을 낼 필요가 없다.

박용숙 교수는 "정상압 수두증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에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증상을 면밀하게 관찰해 적극적인 검사로 선별해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상압 수두증 의심 자가진단 체크 리스트
정상압 수두증 의심 자가진단 체크 리스트

아울러 정상압 수두증 의심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9개 항목[]도 제시했다. 중앙대병원은 이달부터 정상압 수두증 환자에 '뇌실-복강 단락술'과 함께 국소마취 하 '요추-복강 단락술'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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