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을 앓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관리를 통해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비율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 빛고을 전남대병원 노년내과 강민구 교수팀이 최근 10여년간 국내 고령자의 건강 동향을 분석한 결과, 만성질환 유병률은 2배 늘어났지만 노쇠 비율은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고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JKM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2008~2020년)의 65세 이상 1만 7,784명의 연도 별 노쇠 지수를 분석했다.
노쇠란 노화와 질병의 축적으로 기능이 감퇴해 스트레스에 취약해진 상태를 가리키며 허약과 같은 뜻이다.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부실한 약제복용, 신체활동 감소는 노쇠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동반질환과 기능성 수행능력, 징후 및 증상, 검사수치 등으로 측정한 노쇠지수 별로 건강단계와 노쇠 전단계, 노쇠 단계로 나누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노쇠지수 0.2점 이상이면 노화와 만성질환이 겹쳐 걷는 속도가 다소 느려지며 허리가 약간 굽고 근육이 다소 빠진 상태인 노쇠 전단계에 해당한다.
분석 결과, 연도 별 평균 노쇠 지수는 2008년 0.23점에서 2020년 0.18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노쇠 고령자 비율은 41%에서 23%로 약 절반 줄어든 반면 노쇠하지 않고 건강한 노인의 비율은 29%에서 44%까지 증가했다.
만성질환 유병률도 증가했다. 이상지질혈증은 18%에서 41%로, 당뇨병은 21%에서 30%로 심혈관질환은 6%에서 9%로 늘어났다.
하지만 씹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비율은 59%에서 33%, 일상 활동에 어려움은 42%에서 12%, 흡연은 17%에서 9%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희원 교수는 "만성질환 유병률은 늘었지만 의료 접근성 향상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젊을 때처럼 활동적인 일상을 보내는 고령자가 많다"면서 "되도록 젊을 때부터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운동,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와 함께 만성질환을 적절히 관리하면 노쇠를 늦춰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