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의 독특한 혈관구조인 고내피세정맥(high endothelial venule, HEV)이 위암의 면역상태를 좌우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암센터 혈액종양내과 전홍재, 김찬 교수팀은 HEV가 많은 위암일수록 T세포 침윤 패턴에 관계없이 수술 후 재발률이 낮고, 전체 생존기간도 길다고 국제 면역항암치료학회(SITC)의 공식학술지 '종양면역치료저널'(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에 발표했다.

위암은 국내 암발생률 1위이지만 위암환자 10명 중 2~3명만이 면역항암제에 효과를 보인다. 교수팀에 따르면 항암면역반응은 T세포와 밀접하게 관련하는데 암조직 내 T세포의 양에만 초점을 맞춘 연구가 대부분이고 T세포 침윤 패턴 관련 연구는 많지 않았다.

이번 연구 대상자는 위암수술환자 460명. 위암 조직내 T세포 침윤 패턴과 HEV을 분석해 위암 조직의 림프구반응을 분석했다. 그 결과, HEV 주변에 CD8 T세포와 CD4 T세포가 밀집돼 있고, 면역 자극 유전자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기 위해 종양에 침투할 때 HEV가 진입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또한 HEV가 많은 위암일수록 T세포 침윤 패턴에 관계없이 수술 후 재발률이 낮고, 전체 생존기간도 길었다. 

연구팀은 "HEV가 많을수록 면역학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위암 치료 예후도 좋을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면역항암치료에 잘 반응하는 위암 환자를 선별하는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T세포가 종양에 침투하기 위한 진입로를 늘리는 표적치료제가 개발된다면 면역항암치료의 내성을 극복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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