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가 되면서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조석으로 낮아진 기온 탓에 근육과 혈관이 수축되고 유연성이 감소하고 관절이 굳어지기 때문에 어깨통증이 악화되기 쉽다.

흔히 50대 이후에 나타난다고 해서 붙여진 ‘오십견’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관절질환 중 하나다. 50대 이상에서 흔하게 발병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오십견의 공식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동결견)’이다.

어깨 관절을 둘러싼 관절막이 염증으로 두꺼워지면서 심한 통증과 관절의 제한(강직) 등의 증상이 야기되는 오십견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다만 컴퓨터 작업이나 스마트폰 사용으로 고정된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 등과 관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관절 운동이 적고 심한 통증을 유발하다 보니 머리를 감기 힘들고 옷을 입고 벗는 등 일상생활에 제약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요즘에는 30대나 40대 중에서도 오십견을 호소하는 이들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오십견 증상이 경미할 때는 스트레칭이나 온찜질 등으로 통증을 줄일 수 있지만 강도가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병원 치료가 필수다.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빠르고 자연스레 낫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관절 운동 제한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오십견은 2%의 유병률을 보이는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오십견 환자는 2015년 약 200만명에서 2019년 약 237만명으로 약 18% 증가했다. 50대 환자가 약 29%로 다수를 차지한다.

하지만 어깨통증이 심하다고 모두 오십견은 아니다. 연세사랑병원 정성훈 원장[사진]에 따르면 어깨회전근개파열 역시 대표적인 어깨질환 중 하나다. 

어깨 관절 주변에 위치한 4개의 근육인 회전근개에 외상이나 과한 운동, 혈액순환 문제, 퇴행성 변화로 손상된 경우를 회전근개파열이라고 한다. 50대 이상 중장년층 이상에서 자주 발생한다.

어깨회전근개파열은 대부분 통증으로 경미했다가 점차 악화되는 게 특징이다. 증세가 심하면 팔 올리기가 어렵고, 특정 각도에서는 통증이 극심하다. 팔을 내릴 때도 힘을 줄 수 없어 툭 떨어지기도 한다.

경미할 경우 약물복용과 주사요법, 물리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파열 범위가 넓거나 치료 효과가 없으면 회전근개를 봉합하는 관절내시경 수술을 받는 게 좋다. 

정 원장에 따르면 최근에는 줄기세포치료와 봉합술을 접목시켜 회전근개파열 완치율을 높이고 있다. 질환 특성상 만성어깨통증이나 어깨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가능한 증세가 처음 나타나는 초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만약 밤잠을 설칠 만큼 어깨통증이 심하면 석회화건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힘줄 조직에 석회가 침착되고 이로 인해 통증이 생기는 석회화건염은 주로 어깨관절 주변에서 발생한다. 석회 침착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석회화건염의 특징은 갑작스러운 매우 극심한 통증으로 '화학적 종기'라고도 부른다. 낮에는 통증이 거의 없다가 야간에 극심해 오십견, 회전근개파열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또 팔이 쑤시거나 날카로운 물체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거나 팔을 앞, 옆으로 들어올리기 어려운 경우도 석회화건염일 가능성이 있다. 통증이 발생했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것도 증상 중 하나다. 주로 노화로 인한 힘줄의 퇴행성 변화, 무리한 어깨 사용으로 힘줄 손상 등이 원인이다.

치료는 우선 약물요법을 실시하고 호전되지 않는 경우, 어깨 부위에 직접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는 주사요법을 실시한다. 최근에는 충격파 등 비수술치료를 통해 보다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석회가 지나치게 커 주변 힘줄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킨다면 관절 내시경을 고려해야 한다.

정성훈 원장은 "겨울에는 신체활동이 줄어 어깨관절 주위의 근육이나 힘줄이 경직돼 있는 상태에서 조금만 무리가 가해져도 염증이나 근육파열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며 "파열 초기에는 어깨를 사용하지 않으면 통증이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져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파열 정도가 심해지면 결국 어깨 운동 기능에 장애를 가져올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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