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초등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는 어린 딸은 둔 김씨는 걱정이 많아졌다. 예전과 다르게 하루만 씻지 않아도 딸 아이의 머리가 기름지고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이차성징이 오는 사춘기가 되면 피부, 두피, 모발에 유분이 증가해 머리와 몸에서 냄새가 나고 여드름이 생긴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아직 어린 딸 아이에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려면 한참 멀었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걱정이 더 크다.

특히 또래보다 큰 딸이 혹시 여자 성조숙증이 아닐까 싶어 김씨는 딸과 함께 성조숙증 검사가 가능한 병원에서 검진한 결과, 성조숙증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이차성징은 만 10세 전후(초등학교 4~5학년)에 나타나는데, 이보다 약 2년 내외로 일찍 성숙하는게 바로 성조숙증이다.

우아성한의원 정은아 원장[사진]은 "여자 성조숙증 발생률은 증가 추세이지만 적절한 진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는 여전하다. 여아성조숙증이 소아비만과 겹쳐서 2차성징이 눈에 잘 띄지 않거나 통증에 대해 표현하지 않고 혼자서 샤워하는 경우에는 발생 여부를 알아채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또 "치료받지 않으면 성장판이 또래보다 일찍 닫히거나 난소와 유방 종양 발생률이 증가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자녀가 또래보다 성장 속도가 빠른 것 같다면 성조숙증 검사를 받고 필요하면 치료해야 한다. 만약 이미 성장판이 닫힌 후라면 성장판 닫혀도 키 크는 법을 찾아서 자녀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성호르몬이 조기 분비되는 원인을 미리 파악해 대처하면 성조숙증을 예방할 수 있다.

첫번째 원인은 유전이다. 부모 중 한쪽이나 모두 또래보다 어린 나이에 성장해 초등학생 평균 키보다 크거나 성장판이 빨리 닫혔다다면 자녀 역시 같은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은 만큼 성조숙증 증상의 종류와 자녀의 상태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두번째는 스트레스다. 아이들은 걱정이 없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는 나이가 어려도 여러 상황에서 다양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친구 및 부모님과의 관계, 학업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 체내 호르몬의 분비량에 변화가 생기면서 이차성징이 빨리 찾아오기도 한다. 따라서 자녀가 적절히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운동하거나 여행하면 좋다.

세번째는 소아비만이다. 영양이 부족했던 과거와 달리 근래에는 다양한 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영양과다로 유아비만율이 증가했다. 어린이 비만은 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켜 이차성징이 빨리 오도록 유발하고 건강을 방해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한의원에서는 소아성조숙증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안색과 윤기, 피부, 혀,눈, 몸 상태 등을 살펴보고 성장판 검사 및 인바디 검사를 한다. 이어 문진을 통해 생활습관, 주변환경 등을 파악하고 손가락과 손으로 아이의 신체를 짚거나 눌러보면서 현재 몸의 상태를 살펴본다. 이후에는 침으로 신체순환 및 건강한 성장을 돕고 성조숙증 한약을 처방해 증상 완화를 돕는다.

정 원장은 "자녀의 이차성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너무 일찍 찾아온다면 성장판이 빨리 닫히고 아이가 자신의 갑작스러운 신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해서 수치심을 느낄 수도 있다"면서 "때문에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성장클리닉에 방문하여 성조숙증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아비만으로 성조숙증이 나타났다면 소아비만 치료 및 어린이 다이어트를 병행하면서 몸을 관리하는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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