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관절염의 임상상과 진단
한양의대 내과학교실 정성수

일반적으로 골관절염(osteoarthritis, OA)은 자신도 모르게 시작되며, 게다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들은 증상을 언제 시작됐는지 성상이 어떤지 명확하게 잘 설명하지 못한다.
골관절염에서 동통은 가장 중요한 증상으로 특히 사용부위에 따라 통증의 정도가 다르다. 대개 오후나 야간에 통증이 더 심하지만 하루 또는 주중에도 다르며 여성이 남성보다 더 심하게 느끼는 경향이다. 관절연골에는 신경이 분포하지 않기 때문에 연골손상 자체가 통증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통증의 정도와 방사선학적 소견과의 연관관계가 높지 않다는데 유의해야 한다.
뻣뻣함, 즉 강직 역시 주요한 현상인데 조조(morning)강직은 대개 30분 미만이며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을 때마다 강직이 반복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골관절염에서의 강직은 사용 후에 악화되므로 저녁(evening) 강직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증상은 비후된 관절낭과 활막의 내외로 hyaluronate가 축적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연골극이나 골극에 부딪히거나 관절낭 비후가 동반된 관절의 변형 등으로 관절운동에 제한이 있게 된다. 관절의 불안정감은 인대가 불안정하거나 관절파괴가 반드시 있어야만 발생되는 것은 아니다. 대개는 기계적인 이상보다는 근육의 강도나 기능의 이상으로 인해 느끼게 된다. 관절의 과운동성이 동반되어 있는 골관절염 환자에서는 자기자극 감수기능의 이상 때문에 느껴질 수 있다.
종창과 염발음은 골관절염을 진단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징후들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부종은 말랑말랑한 편인데 반하여 골관절염 환자의 부종은 딱딱한 편이며 염발음이 흔히 청취된다. 이러한 소견들은 관절면이 거칠어지고 관절면 가장자리에 뼈가 과성장 하면서 발생하며 차후로 관절면 사이에서의 정상적인 운동들을 방해함으로써 염발음이 발생한다. r그러나 공동형성 즉 활액막내에 기포가 형성될 경우에도 유사한 소리가 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가끔 활막염이 동반되어 관절삼출액이 따뜻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다량의 부종이 있더라도 차가우며 부종이 심각하거나 반복적으로 부종을 동반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가성통풍 즉 CPPD(calcium pyrophosphate dihydrate deposition disease)와 같은 결정성 활막염이 동반돼 있을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관절염이 진행되면 관절연골의 파괴와 인대의 이완 혹은 불안전성 등으로 관절변형이 초래되는데 무릎관절에서는 관절연골의 파괴가 경대퇴골 관절의 내측부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외반경사 보다는 내반경사가 흔하다. 고관절이 파괴된 경우에는 다리 길이가 짧아질 수 있다.
연령에 따라 고려해야 할 점도 다르다. 젊은 사람 특히 남자에서 무릎관절에 국한된 경우에는 과거의 손상이나 수술 등과 연결될 수 있다. 중년 이후 특히 뚱뚱한 여성에서는 양측 무릎에 대칭적으로 발생하고 수부관절 등 타관절에도 동시에 침범하는 경우가 많으며 비만, 직업, 유전적 요인 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자꾸 쪼그려 앉거나 다리를 구부리는 사람은 경대퇴골 관절 OA가 잘 발생하는 반면에 슬개대퇴골 OA의 경우는 유전적 소인과 연관될 수 있다. 걸을 때 아프거나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쉽지 않으며 관절의 경직 등이 주요한 증상이다.
대퇴사두근의 약화와 소모, 관절면을 따라 생기는 압통과 골성 부종, 관절운동 제한, 거친 파열음 및 내반변형 등이 주요한 신체검사 소견들이다. 슬개대퇴골 OA의 경우 슬개골을 움직이거나 압박할 경우 통증이 유발되고 전방에 파열음이 발생하게 된다.
관절의 불안정, 연골하골 소실 외에도 드물기는 하지만 골괴사, 변형으로 인한 골절, 가성통풍, 외측슬와신경의 손상, 이차적 감염등이 합병되기도 한다.
골관절염을 진단하는데 몇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 임상증상과 방사선학적 소견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척추의 골관절염과 요통에서는 그런 경향이 경미하다. 둘째 골관절염의 조기에는 증상이 미미하여 전형적인 징후가 없고 방사선 검사소견도 정상이다. 셋째 골관절염 환자가 비전형적인 증상을 호소할 경우에는 관절자체가 아닌 관절주위조직의 이상 혹은 다른 골성 합병증 등을 염두해야 한다. 예를 들면 갑작스런 통증이 발생할 경우 연골하골의 미세골절, 골괴사 등을 확인해야 한다.


동맥경화와 항산화제
경북의대 내과학교실 채성철

동맥경화증의 발생에 산화계가 작용을 한다는 소위「oxidative modification hypothesis」는 많은 학자들에 의해 인정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대부분의 항산화제를 이용한 동맥경화연구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남에 따라 인간에서는 아직 확실하게 증명된 바가 없는 가설의 범주에 머무르고 있다.
Superoxide anions, hydrogen peroxide, hydroxy radical 등의 Reactive oxygen species(ROS) 또는 Free radical은 짝이 없는 전자를 가진 매우 불안정한 분자로서 세포에 어떤 손상이 가해질 때 급격하게 방출되어 여러 가지 역할을 한다. 특히 chemotaxis를 일으키고 neutrophil을 활성화시켜 감염에 저항하는 능력을 가지게 한다. 따라서 ROS는 인간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생리적인 농도의 ROS는 항산화유전자를 발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ROS는 혈관내피세포의 NO 비활성화를 촉진시켜 기능장애 및 손상을 유발하고 과도한 ROS는 LDL의 산화를 촉진시킨다. 산화된 LDL은 혈관내피세포의 특정 receptor를 통해 혈관내피세포 그리고 탐식세포와 단핵구의 내부로 들어가게 되며 산화된 LDL은 단핵구의 유주와 단핵구의 혈관내피세포에의 흡착을 촉진한다. 이러한 LDL의 산화가 동맥경화증의 초기단계에 주된 작용을 한다는 소위「oxidative modification hypothesis」는 많은 in vitro 연구와 동물실험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그리고 동맥경화증의 주요 위험인자들인 흡연,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은 ROS의 방출을 증가시킨다. ROS는 심근허혈후의 preconditioning과 reperfusion injury에도 일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규모 전향적인 무작위배정 임상연구에서 항산화제의 효과가 긍정적이지 못함에 따라 항산화제의 사용에 회의적인 견해가 많다.
이러한 연구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 것은 연구 방법상의 문제 때문이므로 더 잘 고안된 연구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즉 1)항산화제 효과가 초기동맥경화에만 효과가 있고 이미 진행된 동맥경화에는 효과가 없을 가능성, 2)항산화제의 투여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들의 4∼6년이 너무 짧을 가능성, 3)한가지 항산화제 단독보다는 더 많은 종류의 항산화제를 동시에 투여하거나 더 강력한 항산화제를 사용했을 때 효과가 있을 가능성 4)지금까지의 연구대상들이 벌써 항산화제 특히 비타민E를 식사에서 충분히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항산화제의 투여가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런 점들을 고려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더 오랜 기간 동안 그리고 연구대상 개개인의 체내 항산화상태를 파악하여 연구를 진행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달리 항산화제의 확실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때까지 현재로서는 균형잡힌 식사의 한 부분으로서 항산화 물질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무방하나 항산화제를 추가로 복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오히려 지금까지 많은 연구에서 확실히 효과가 증명된 방법들을 따르도록 권장해야겠다. 즉 금연, 운동, 고지혈증의 치료, 고혈압의 치료, 그리고 관상동맥 질환자에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아스피린, 베타차단제, 전환효소억제제, statin 등의 적절한 투여가 필요하다.

고혈압의 약물치료
인하의대 내과학교실 김문재

혈압강하제의 기본적인 사용목표는 단일약제이나 병합요법으로 약제에 의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혈압상승의 주된 원인 기전에 맞춰서 치료계획을 특수하게 수립하고 특정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일 것이다. 예를 들면 일차성 알도스테론증에 의한 고혈압일 때 는 spironolactone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현재로서는 많은 종류의 고혈압 약물이 사용가능하고 각기 다른 투약법이 소개되고 있지만 1997년에 개정된 미국의 6차 JNC 관리지침과 1999년에 발표된 WHO-ISH 고혈압 관리지침이 가장 보편적이면서 대표적인 치료방법이다. 이들 두 기관의 치료지침은 무작위로 수행된 대규모의 임상연구결과에 기초하여 만들어져서 초치료 약제선택의 기준만 다를 뿐 대체로 내용이 비슷하다.
다른 특별한 적응증이 없는 경우에 제6차 JNC지침에서는 이뇨제 또는 베타차단제를 일차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는데 그이유로는 이 두약제가 장기적으로 실시된 임상연구에서 사망률과 이완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실하게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WHO-ISH지침에서는 지속형 칼슘 차단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알파차단제들도 일차 약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두 기관 치료지침의 차이는 최근에 완료된 대규모의 여러 기관의 임상연구에서 지속형 칼슘차단제 요법에 의한 유사한 사망률의 감소효과가 나와 이를 근거로 WHO-ISH는 치료지침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혈관 확장제와 중추성 교감 신경차단제는 부작용의 빈도가 높아서 일차치료제로서 처음부터 단독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항고혈압제를 처음 선택할 때는 고혈압과 동반된 다른 질환 또는 상태를 고려하여 약물을 선택한다. 예를 들면 고혈압과 동반된 질환이 심근경색이면 베타차단제, 전입선 비대증이 동반되면 알파차단제, 심부전이면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나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협심증이 수반되면 칼슘 차단제, 갑상선 기능 항진증, 편두통을 동반한 환자에서는 베타차단제, 그리고 고지혈증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알파수용체 차단제를 각각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임산부에서는 methyldopa, hydralazine 등의 사용이 추천된다.
반면에 천식이나 말초혈관 질환을 동반한 환자에서는 베타차단제 사용이 금기이며 통풍환자에서는 이뇨제의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나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는 양측성 신동맥 협착증 환자의 경우 신기능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하며 신기능이 감소된 환자에서는 thiazide계 이뇨제가 효과적이지 못하므로 루우프 이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임산부에서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는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베타차단제와 중추성 교감 신경억제제는 졸음, 기면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운동선수, 운전을 요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베타차단제와 이뇨제는 발기부전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성기능이 활발한 연령의 환자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