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차 대한내과학회 추계학술대회가 지난 10월26일부터 27일까지 서울메리어트호텔 및 센트럴시티에서 개최됐다.
이번 학회는 회원들의 구연 및 포스터 전시를 비롯 청람연구비와 대한내과학회연구비 결과보고, 특별강연, 임상강좌, 개원의 연구강좌로 진행됐다.
다음은 이번 학회에서 진행된 임상강좌를 정리했다.

새롭게 출현하거나 최근 빈도가 증가하는 위장관 질환들
고려의대 내과학교실 박영태

환자의 병력이나 증상 및 진찰 소견도 염증성 장질환은 진단하는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대장내시경은 대장점막의 소경을 관찰하고 필요할 경우 조직생검을 실시하여 염증성 장질환을 진단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궤양성 대장염은 직장에서부터 병변이 시작하여 건너뛰기가 없이 연속적 대칭적으로 근위부로 진향한다. 크론병에서는 병변이 불연속적, 비대칭적으로 나타나고 약 50%에서는 직장에 병변이 없다. 회장말단에 병변이 광범위하게 있거나 궤양을 형성한다면 크론병을 시사하는 소견이다. 크론병에서의 궤양이 보다가 깊고 경계가 분명하다. 아프타형 궤양도 주로 크론병에서 나타나며 조약돌 모양 점막도 크론병을 시사한다. 궤양 주위점막의 발적과 출혈 성향은 궤양성 대장염에서 현저하고 크론병에서는 가볍다.
급성감염성 대장염과 궤양성 대장염의 내시경적 소견은 거의 비슷하며 감별이 어려울 경우가 많다. 이럴때는 병력이나 임상 소견 또는 점막 생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크론병의 궤양은 주로 긴 종주성인데 장결핵에서는 윤상 궤양이 흔하며 종주성 궤양이 있더라도 길지 않고 조약돌 모양 점막은 보이지 않는다. 장결핵에서는 협착이 있더라도 크론병에 비하여 길이가 짧으며 누공형성이 드물다. 또 크론병에서는 항문주위병변이 흔하다.
베체트병의 임상소견에는 반복적 구내 궤양, 피부변, 눈 병변, 생식기 궤양의 주증상 네가지와 관절염, 위장관 병변, 부고환염, 혈관병변, 중추신경계 병변의 부증상 다섯가지가 있는데 주증상 네가지가 모두 있으면 완전형, 주증상 두가지와 부증상 두가지가 있으면 완전형 베체트형으로 진단한다.
베체트병에서의 궤양은 회맹부에 호발하며 한 개 또는 여러 개의 다양한 크기의 궤양으로 대개 크기가 크며 원형 또는 타원형이다. 궤양의 가장자리는 심하게 솟아오른 모양이며 궤양의 바닥은 두꺼운 백태로 덮여있다. 주위점막은 정상으로 보인다.
임상적으로나 내시경적 및 조직학적으로 두 질환을 감별하기는 매우 어려우나 궤양의 모양, 궤양의 수, 궤양저의 모양, 궤양의 분포, 직장의 아프타형 병변 유무, 조약돌모양 점막, 항문주위 병변유무 등이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육안적 소견으로 감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병력, 대변 배양검사, 생검 병리조직학적 검사 소견 등을 종합하여 감별한다. 허혈성 대장염은 대개 허혈성 진환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서 갑자기 발생하므로 진단에 도움이 된다. 허혈성 대장염이 잘 일어나는 부위에 구역성으로 발생하며 병변의 모양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빨리 변하며 조직 생검시 출혈이 비교적 적다는 것이 특징이다.

담췌관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김명환

원발성 간내 콜레스테롤 담석을 잘 진단하기 위해서는 그 특징을 잘 이해해야한다. 갈색석이 결석내 칼슘 함량이 충분하여 CT(특히 pre-enhanced CT)상 잘 발견되는 반면에 콜레스테롤 간내 담석은 CT상 결석 자체보다는 흔히 간내 담도 확장 소견만이 관찰된다. 콜레스테롤 간내 담석자체의 존재 진단을 위해서는 복부 초음파 검사가 CT보다 훨씬 우수하다. 결석은 주로 말초 간내 담관 가지에 존재하며 담도협착은 갈색석에 비해 매우 경한 편이다. 담도 조영술 소견에서도 결석이 위치하는 담도 이외의 나머지 간내 담도는 거의 정상 모양을 유지하고 있어 간내, 간외 담도의 전반적 변화를 초래하는 갈색석과 대조를 보인다.
이와같이 원발성 간내담석에서 이미 잘 알고 있던 갈색석 이외에 콜레스테롤 담석이 관찰됨은 간내 담석의 발생기전을 한가지(담즙 저류+세균감염)로만 설명할 수 없음을 의미하며 담낭에서만 형성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순수 콜레스테롤 담석이 간내 담도에서도 원발성으로 형성됨은 매우 흥미롭다.
췌장의 IPMT는 고령의 남성의 췌두부를 중심으로 흔히 발생하며 확장된 주췌관 또는 분지 췌관내에서 점액을 다량 분비하는 췌관 상피가 유두상으로 증식하며 그 조직적 소견은 단순 과증식, 선종, 선암으로 다양하다. 췌암의 전구병변으로 간주되며 암으로 매우 천천히 진행하고 악성으로 진행했더라도 통상적인 췌장암에 비해 그 예후가 다양하다. 십이지장경 검사 소견상, 종대된 주유두의 개구부가 크게 열려 있으며 그곳으로부터 점액의 유출이 관찰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같은 십이지장경 소견은 IPMT에 비해 매우 특징적이며 진단적 가치가 있는 소견이다.
점액을 췌관내로 다량 분비하여 췌관을 막음으로써 복통이나 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당뇨병의 합병도 높다. 최근에는 복부초음파 건사의 활발한 이용으로 무증상 노인에서 우연히 IPMT가 발견되는 예가 적지 않다. 통상적인 췌장암이 워낙 예후가 나쁜 질환이어서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IPMT가 임상의들에게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정의, 중증도, 위험인자, 병인, 병리, 진단
부산대 의대 내과학교실 박순규

미국 흉부학회는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을 만성기관지염이나 폐기종환자 중에서 기도의 폐쇄가 동반되어 있는 경우를 말하며 대개는 비가역적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기도과민성이 있거나 기도폐쇄가 가역적인 경우도 있다. 만성기관지염은 임상적으로 진단하는 질병이며 다른 원인에 의한 만성기침을 제외한 경우에 연속해서 2년 이상 일년에 3개월이상 객담을 동반하는 기침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폐기종은 병리조직학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질병으로 폐섬유화가 없으면서 말초 세기관지 이하 기도부위의 비정상적인 파괴와 확장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대부분의 COPD에 대한 역학조사는 선진국에서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나라에도 COPD의 정확한 역학조사는 매우 어려우며 비용도 많이 든다. COPD의 유병률 및 이환률은 실제보다 과소평가되는데 그 이유는 임상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고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되어야 진단되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사망례에서도 COPD는 직접사인보다는 기저 질환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COPD에 의한 사망률도 과소평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질병의 예방뿐 아니라 치료의 계획 수립을 위해 위험인자를 알아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COPD발생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흡연이지만 COPD의 위험인자는 숙주인자와 노출로 구분된다. 성별에 따른 COPD에 대한 위험인자로서의 역할은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다. 즉 과거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COPD의 유병률과 사망률은 여자보다 남자에서 높았다. 그러나 근래 선진국의 연구에서는 COPD의 유병률이 남녀간 차이가 없으며 이는 흡연의 양상 변화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COPD환자에서는 증상이 생기기 전에 대해 하루 한갑씩 20년이상 흡연을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개 40대에 가래를 동반한 기침이 생기거나 갑자기 생기는 폐감염으로 내원하게 되며 50∼60대가 되면 운동시에 방생하는 호흡곤란이 생기게 된다. 객담은 서서히 초기에는 아침에만 생기며 점액성으로 하루 60㎖이상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급성호흡기 감염이 동반된 경우는 농성가래를 동반한 기침이 증가되고 천명음, 호흡곤란, 발열 등이 생길 수 있다. 병이 진행되면서 급성악화의 빈도가 작아지면서 저산소증과 과탄산혈증이 생기게 된다.
이경우에는 우심실부전과 부종을 동반하는 폐성심이 생길 수 있다. COPD를 가지는 흡연자에서는 폐암의 발생빈도가 높기 때문에 객혈하는 경우에는 폐암의 동반도 고려해보아야 한다.

만성폐쇄성 폐질환의 안정시와 악화시의 치료
고려의대 내과학교실 강경호

안정된 COPD의 조절은 질환의 심한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치료를 증가시키는 것이 원칙이다. 질환의 심한 정도는 증상의 정도와 기류제한 정도 외에도 증상악화의 정도와 회수, 합병증, 호흡부전, 심혈관 질환이나 수면에 관한 질환 등의 동반된 질환 유무, 환자의 정신적인 건강상태 등이 결정한다. 치료는 환자의 교육정도, 치료에 대한 의지, 대상환자의 문화나 지역적인 특성, 가능한 치료약제의 종류 등에 의해 결정된다.
환자교육 자체가 폐기능이나 운동 능력을 호전시키지 않으나 치료에 관계된 기술, 질환에 대한 환자의 대응 능력, 건강상태 등을 호전시킬 수 있다.
특히 환자교육은 금연이나 질환의 급성 악화시에 환자 반응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환자 교육내용으로 적합한 주제들은 금연, COPD의 기본 의학정보와 병태생리, COPD의 일반적인 치료와 질병 특이 치료, 환자 스스로 질환조절방법과 치료결정 방법, 예후나 임종시 관련된 문제점 등이다.
약물치료는 COPD증상의 예방과 완화, 증상악화의 정도와 회수를 줄이고 건강상태의 호전과 운동 능력을 증가시킨다. 약물치료는 COPD의 특징인 지속적인 폐기능의 저하를 호전시키지 못하지만 증상의 조절을 위해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기관지 확장제는 COPD의 증상완화나 지속적인 증상완화를 위해 필요시만 사용하거나 증상의 방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모든 기관지 확장제는 COPD에서 용량 반응곡선에서 FEV1을 지표로 할 때 반응곡선이 기관지 천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평하며 부작용에 의존한다. 약제의 부작용은 경구보다 흡입제를 사용할 때 적고 부작용 발생시에도 중단하면 빨리 회복되어 치료제는 흡입제를 사용하고 흡입제의 효과적인 사용방법이나 기도내의 약제 전달에 유의하여야 한다.
COPD의 기관지 확장제는 크게 베타2 항진제, 항콜린제, Methylxanthine제제가 있다. 모든 종류의 기관지 확장제는 COPD에서 반드시 의의있는 FEV1의 호전은 없으나 운동능력을 향상시킨다.
흡입용 부신피질 호르몬제의 장기 사용은 COPD에서 폐기능 저하를 방지할 수 없다. 주기적인 흡입용 부신 피질 호르몬제의 사용은 약제의 사용으로 폐기능의 호전이 증명된 환자 FEV1이 예측치의 50%이하인 중등증이나 중증의 환자. 경구용 부신피질 호르몬제와 항생제 사용이 필요한 급성환자를 반복하는 환자에서 사용한다. COPD에서 경구용 부신피질 호르몬제의 장기간 사용은 추천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