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에 사는 이울화씨(49세, 가명)는 가을이 되면서 특별한 원인이 없이 팔다리 힘이 없고 몸도  무기력한 느낌이 수시로 들고, 그냥 집에 있는게 편하고 다양한 활동에 대한 의욕과 관심도 없어진 자신을 발견한다. 작년에 고3이라 챙겨주느라 바빴던 막내도 올해 대학생이 되었고 주말부 부하는 남편도 타지역근무가 이제 곧 끝나 안양으로 되어있어 크게 신경쓰일 만한 것은 없다.

언제부턴가 우울함이 조금씩 매일 느껴지더니 갑자기 최근 2개월 사이에 잠드는데 1-2시간 이상 걸리거나 밤새 서너번씩 잠을 깨는 날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가을을 타서 그렇다는 지인이야기에도 불구하고 불량한 수면상태가 지속되는 것은 고민이 된다. 수면의 어려움 외에도 요즘들어 잘 잊어버리고 기억을 못하는 것도 나타나고 주변에서의 듣기 안좋은 말은 한마디에도 짜증이 확 올라오고 평소 재미있어 하던 것들에도 흥미가 잘 안기며 동창들을 만나도 예전같은 즐거움 이 느껴지지 않는다.

기분이 계속 가라앉아 우울하고 공허하고, 평소 하던 일에 대한 흥미가 없어지고, 잠들기가 어 렵고, 말과 행동이 느릿해지고, 괜히 불안 초조하고, 몸이 쳐지며 기운이 없고, 일상적인 평범 한 것도 집중이 안되고, 기억력 뚝떨어지고, 스스로 무가치함을 느끼고, 여러 가지 신체증상이 반복되고, 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드는 것이 갱년기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들이다. 갱년기 우울증은 폐경 전후 내분비계의 급변으로 인한 대뇌 기저핵-시상하부-뇌하수체축의 변화 및 대 사율의 저하로 우울증 에피소드가 발생하는 증상으로, 일반적인 우울증에 비해 갱년기의 신체적 인 증상까지 동반되는 특징이 있다. 우울감 외에도 불면, 불안, 강박, 인지저하 등이 신경정신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또한, 우리가 잠자고 깨어나는 과정은 생체시계인 뇌의 시교차상핵(SCN)이 눈의 망막과 연결되 어 빛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수면과 각성의 리듬을 조절하는 것과 관련된다. 특히, 밤이 되어 시교차상핵에서 뇌간망상체를 억제하여 수면을 이루어지게 하는 과정상의 문제로 인해 불면증이 생긴다. 불면증도 장기간 지속 시, 우울중상의 악화 뿐아니라 수면부족으로 인한 여러 가지 기능저하도 따라오게 되어, 작업능률 저하, 사회적 정서장애, 생활 안전사고 , 공황장애 등의 원인이 된다.

갱년기 우울증은 신장의 기운이 허한 것과 간의 기흐름이 막혀서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한약과 약침, 침등을 통해서 신장의 기운을 회복시켜주고 간의 기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뇌의 편도체와 해마의 기능을 정상화 시켜주며 뇌로 흐르는 경락의 활성을 유도해준다. 기타 호흡법, 명상법, 인지행동요법등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갱년기 우울증에 동반된 불면증도 적절한 치료가 빠른 시기에 시작되는 것이 중요하고, 잠자리 에서는 온도나 조명을 안락하게하고 소음과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을 피하도록 한다. 잠자리에  들어 잠이 오지 않으면 일단 잠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독서나 TV시청을 하면서 이완하여 잠이  오기 시작하면 다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수시로 시계를 보면서 시간을 확인하며 걱정하지 말고, 당장 잠이 오지 않더라도 꼭 필요한 만큼의 잠은 반드시 온다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휴한의원(안양) 한형기 원장

<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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