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분이 다소 쳐지는 느낌과 함께 감정적으로 '멜랑꼴리'해진다 . 그리고 딱히 이유를 알 수 없는 슬픔이 지속적으로 느껴진다. 우울하다는 의미의 멜랑꼴리는 어원적으로는 그리스어로 멜랑꼴리아(melankholla)다. 이 용어는 히포크라테스가 우울증의 원 인으로 꼽는 흑색담즙을 말한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로 유명한 그리스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는 피, 림프액, 황색담즙,  흑색담즙의 4가지 체액이 신체 구성요소라고 말하고 지배적인 체액에 따라서 사람의 성향이 결정된다고 한다. 특히 흑색담즙은 우수, 비애, 우울의 성향을 보이게 만든다.

비가 오면 외부 기온이 낮아져 체감온도가 내려간다. 기분도 가라앉고 서늘한 기운도 느껴지는 만큼 따뜻하고 정신을 깨워주는 커피 한잔이 적절한 위로가 될 수 있다. 비오는 날 우울증 증 상을 악화시키고 우울감을 증가시키는 다른 이유도 있다.

비가 오면 습기로 인한 습함이 느껴진다. 이것이 부정적으로 영향을 줄 때 한의학에서는 습(濕)이라는 나쁜 기운을 의미한다. 몸을 무겁게 하고 붓고 냉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습은  탁하고 무거워 인체의 경락을 막아 기혈순환을 더디게 하므로, 만성피로를 심화시켜 아침에 일 어나기가 더욱 힘들어지게 하며, 노년의 어르신들에게는 여기저기 온몸과 관절을 쑤시게 만든다 .

무엇보다도 비가 오면 햇살의 노출이 줄어들어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한다. 세로토닌은 여러가지 기능을 담당한다. 첫째 자율신경계에 작용하여 기상시 몸을 상쾌한 준비상태로 만들어 준다. 둘째 근육계에 작용하여 중력 방향에 대해 자세 유지하는 항중력근의 긴장을 높여줘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여 심신의 컨디션을 향상 시켜준다. 셋째 긍정, 열정, 욕구적인 신경작용과 불안  부정 스트레스적인 신경작용을 적절하게 조정하여 평온함을 유지해준다. 넷째 대뇌피질에 작용해 적절한 각성수준을 유지해 준다. 다섯째 감각계에 작용해 통증 전달 경로상의 억제기능을 담당해 통증을 감소시킨다.

이런 세로토닌의 역할이 줄얻르면 우울감이 증가한다. 만성적으로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저하되면 우울장애, 반사회적성격, 섭식장애, 식욕이상, 불안장애, 공황장애, 강박증 등 다양한 정서적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휴한의원(안양) 한형기 원장은 “세로토닌의 기능 부족 때문에 여러가지 정서적 장애가 발생하면, 일상생활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며 유지하기 어려울 만큼 악화되기 전에 뇌 신경학적 관점에서의 종합적인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치료가 필요한 수준 보다는 가벼운 정도의 세로토닌 저하 증상이라면 세로토닌 분비에 도움되는 활동을 지속하는 것도 좋다. 햇빛을 자주 쏘이면서 걷고, 요가, 단전호흡, 기, 공체조, 스트레칭 등으로 심신을 이완시키고,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 다양한 체육활동을 하는게 좋다. 또한 노래, 독서 등 유쾌한 취미활동도 도움이 된다. 탄수화물과 유제품을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울증은 재발이 잘되는 만큼 호전된 이후에도 정기적인 진단을 받아보는게 좋다.

<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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