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흔한 정신질환 가운데 하나로 출산후 우울증, 즉 산후우울증을 들 수 있다. 예쁜 자녀를 얻었다는 기쁨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산모들은 출산 이후 일정기간 어느 정도의 우울감을 겪는다. 산모의 약 80% 이상이 겪는 이러한 산후우울감은 출산 후 2~3주가 지나면 자연 회복된다.

하지만 출산 여성의 약 10~20%는 산후우울증으로 진행돼 다양하고 심각한 문제를 겪는다. 산후우울증이 심각할 경우 아기를 오랜 시간동안 방치하거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도 하게 된다.

주요 원인으로는 여성호르몬, 특히 에스트로겐의 수치의 급저하, 육아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감, 수면부족, 체력저하 등이 꼽힌다.

이밖에 주변 환경요인, 즉 결혼생활의 불만, 부담스런 가사, 배우자의 육아무관심은 산후우울감을 악화시키고 산후우울증 발생 확률도 높이는 요인이다. 산후 우울증의 전조 증상은 출산에 대한 후회감, 무기력감, 짜증, 그리고 두통, 소화불량, 위장통증, 입맛저하 등의 신체적 요인을 들 수 있다.

우울증은 뇌속의 생물학적 변화와 함께 타고난 소인과 상호작용해 뇌의 신경전달물질과 신호전달체계에 변화를 일으켜 발생한다. 

편도체와 해마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샘(HPA)축을 조절해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한다. 하지만 편도체가 과다 활성되거나 해마의 활성이 줄어들면 우울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노르에피네프린이나 세로토닌의 조절기능 저하 역시 원인이다.

역기능적인 신념을 많거나 주변 환경을 부정적인 생각도 우울증상 발생 원인이다. 따라서 우울증환자에게는 역기능적인 신념에 의한 인지적 오류 및  자동적이며 부정적인 사고의 교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하루 종일 우울한 기분, 활동상 흥미가 급격히 저하, 불면증, 체중증가 또는 식욕감소, 정신운동성 초조함, 피로감, 부적절한 죄책감, 집중력저하, 자살생각 가운데 여러 증상이 동시에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 치료를 해야 한다. 출산 후 누구나 다 겪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울증은 한의학에서 '울증'이라고 말한다. 기가 울체돼 나타나는 병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한약 및 침구 치료를 통해 편도체와 해마의 기능을 안정시키고 뇌로 가는 경락의 활성을 유도한다.

뇌신경학적 진단과 치료 외에도 가사와 육아의 짐을 줄여줘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고 산모의 정서상태를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등 가족과 배우자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휴한의원(안양) 한형기 원장은 "새 생명의 탄생은 산모 개인만의 일이 아니라 집안 전체의 경사인 만큼 산후우울증은 가족의 양보와 배려를 통해 가족 모두 함께 해결해야만 한다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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