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람은 잘 먹고 잘 배설하고 잘 잔다. 이중 어느 하나만 문제가 발생해도 불편함이 초래된다. 그중에서 수면은 특히 정서적인 안정성과 매우 밀접하다. 잠이 나빠지면 원기회복이 되지 않아서 생활이 불안정해져서 삶의 전반이 무너지기 쉽고 나아가서는 뇌기능의 저하를 가져오고 스트레스에 민감해져서 불안장애, 우울증, 강박증 등의 시발점이 되기도 하고, 악화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역으로 불안장애, 우울증, 강박증, 과도한 스트레스 등은 이차성 불면증의 가장 흔한 유발요인이기도 하며 아울러 불안장애, 우울증, 강박증 등은 서로 동반되기 쉬운 경향성마저 가지고 있다.

이중에 특히 불안증은 이 모든 문제의 기저에 있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정도의 불안이라는 감각은 누구나 정상적으로 가지고 있고, 생존에 필수적이다. 예를 들면 시험에 대한 불안 덕분에 적절한 긴장감을 가지고 공부에 집중할 수도 있고, 튀어나오는 자동차를 감지하는 순간 느끼는 불안으로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것처럼 정상적인 불안 반응은 적절한 동기부여와 신체방어를 위해서 필수적인 정서 반응이다.

하지만, 일상적인 활동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통제하기 힘든 과도한 걱정을 보이는 범불안장애, 특정한 사회적 환경에서 심한 긴장과 불안으로 정상적인 일의 수행이 방해받는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 귀여운 애완동물에게조차 공포를 느끼는 특정공포증(예: 거미공포증, 비행공포증, 고소공포증), 나아가서는 심한 두근거림, 호흡곤란, 어지러음, 답답함 등으로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게 하는 공황발작을 특징으로 하는 공황장애에 이르기까지 과도한 불안반응은 오히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무력화시켜버리기도 한다. 이러한 공포불안에 대한 과도한 반응은 교감신경계를 흥분시켜서 두통, 심계항진, 과호흡, 소화불량 등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각성도를 높여서 수면장애를 유발하게 된다.

자기의 의지와 관계없이 특정 행동이나 사고를 반복하는 강박증도 그 내면에는 그 행동이나 사고가 중지될 경우 불안함이 초래되기 때문에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자각하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반복하게 되는 증상이다.

이와 같은 강박증이나 불안장애, 공황장애가 오래 지속되면 침체된 기분과 함께 신체기능 및 의욕의 저하를 가져오는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울증 또한 불면증의 한 요소가 될 수가 있다.

이처럼 다양한 요인에 의한 불면증을 당장 잠드는 것에 급급하여 수면제에 의존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수면진정제는 두뇌 활동을 저하시켜서 말이 느려질 수 있고, 피곤, 균형감각 저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기억력, 판단력, 운동기능 장애, 피해망상이나 자살 충동을 초래하기도 한다. 특히 벤조디아제핀 계열 수면 진정제 약물은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기억상실과 연관된 문제의 발생률을 50%이상 높일 수도 있기 때문에 3개월 이상 장복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한다.

우울증, 불안장애와 관련하여 세로토닌, 도파민 같은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이 중요하다고 하며, 그래서 흔히 이것들을 행복호르몬이라고 한다. 그런데, 뇌에서의 작용이 강조된 이 행복호르몬들이 뇌에서 합성되는 경우는 5%정도 밖에 되지 않고, 대부분은 장내 유익균에 의하여 전구체의 형태로 합성된 뒤에 뇌에서 활용된다고 한다. 즉, 뇌의 건강을 위해서는 장의 건강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휴한의원 인천점 박천생 원장은 “불면증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서도 힘든 병증일 수 있지만, 대부분은 겉으로 들어나는 하나의 증상일 뿐이며, 그 내면에는 불안장애, 공황장애, 우울증, 강박증 등의 정서적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전신 건강상태의 이상이 근원적 원인인 경우가 더 많기에 정확한 진단에 따른 치료가 중요하다. 불면증에 있어서 한의학적 치료의 장점은 단순히 잠을 재우는 것이 아니라, 신체와 정신의 안정을 통하여 건강한 수면이 저절로 찾아오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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