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이 날로 발전하면서 아이들의 놀이문화도 덩달아 기발해지고 있는 추세다.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놀이는 바로 컴퓨터나 핸드폰으로 하는 게임일 것이다. 특히 요즘같이 방학 시즌에 날씨까지 추우면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게임에 쉽게 빠져들게 되고 맛을 들이게 되면 학업은커녕 기본적인 생활마저 뒷전인 채 밤낮 게임만 하려 하는 중독 증상을 보이는 경우를 진료실에서 종종 접할 수 있다.

물론 게임에는 긍정적인 기능도 있으나 가장 큰 문제점은 중독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첨단과학기술이 게임을 날로 업데이트하면서 요즘은 시각이나 청각뿐 아니라 촉각이나 그 밖의 감각까지 자극하는 가상현실(VR) 게임까지 등장해서 아이들을 현혹하고 있다. 이렇게 진화된 게임은 더욱 자극적인 흥미를 경험하게 해서 빠져들게 할 뿐 아니라 현실감각을 떨어뜨려 게임 속 현실과 실제 현실을 혼동하거나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또래 아이들이 이런 게임류에 흥미를 갖고 있으면 이것이 화젯거리가 되기에 여기에 끼지 못하면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까지 있어서 사회적, 교육적으로도 진지하게 다뤄야 할 문제가 되었다.

게임중독이 진행되면 금단증상 때문에 집에서 못하게 하면 밖에서라도 게임을 해야 하고, PC방에 가기 위해 돈을 훔치거나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게임을 못하게 하면 폭력적으로 대항하는 문제로 발전하기도 하고 틱 증상 같은 동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에 초기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원인은 생물유전적인 요인과 사회심리적인 요인의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뇌에는 자신의 충동과 욕구를 상황에 맞게 적절히 조절하는 영역이 있는데, 이를 안와전전두엽이라고 한다. 이 안와전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되면 충동과 욕구를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게임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아주 높아진다. 또, 주로 집에 홀로 방치되는 아이인 경우이거나, 자신이 맞닥뜨린 현실을 회피하고 싶을 때 이런 증상이 생기기 쉽다. 즉, 정서적 위기에 처한 아이가 흔히 이러한 중독증에 쉽게 노출되는 것이다.

유아들은 전자게임을 되도록 멀리 하는 것이 좋고, 학동기 아동들도 한 번에 30분씩 하루에 정한 시간만큼만 게임을 하도록 해야 한다. 만약 아이가 날마다 장시간 게임에만 몰두하는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면 관심을 돌릴 수 있을 만한 대체물을 찾아보고 아이에게 보다 많은 관심을 보이며 정서적인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게임하는 시간을 조금씩 줄이도록 해본다. 하지만 많은 경우 아이가 부모와 진심이 담긴 대화를 회피하거나, 다양한 시도들에도 불구하고 중독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는 더 늦기 전에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도움말: 휴한의원 대전점 손성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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