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려 박사가 진찰하는 모습(고신대복음병원 제공)

50년전 복음병원 못낸 진료비로 기부금
불우이웃위해 써달라 매년 1,800만원씩

[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수십년 전의 온정을 잊지 않고 보은하려는 기부천사가 나타났다. 주인공은 (주)무한 박종형 대표이사. 박 대표는 2018년 정초 고신대병원에 진 마음의 빚이 있다며 고신대학교복음병원(병원장 임학)을 찾았다.

사연은 약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대표의 아버지 박우용 씨는 1970년 진주시 외곽의 시골마을에서 살고 있었다. 어느날 심한 복통으로 복음병원을 찾았는데 결과는 간암이었다.

당시 손을 쓸 수 없는 중병이었지만 주치의였던 장기려 박사는 1개월간 박 씨를 치료했다. 너무 가난해 병원비를 낼 수 없어 장 박사가 자신의 월급으로 박 씨의 병원비를 대납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당시 만삭의 몸에 간병으로 지쳐 임신중독까지 왔던 박대표의 어머니까지 무료로 치료했다.

결국 환자 박 씨는 사망했으며 장 박사의 도움으로 박대표 가족은 집에서 임종을 보았다. 어머니도 임신중독증을 치료하고 순산했다. 이때 태어난 아기가 박 대표다.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항상 입버릇처럼 하던 말씀이 있었다. 우리가족은 장기려 박사님께 큰 빚이 있다. 언젠가는 꼭 갚아야 한다." 박 대표가 지금까지 어머니의 유언을 품고 살아온 이유다.

박 대표는 올해부터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매년 1,800만원씩 후원하기로 하고 동시에 입금도 했다. 이 금액은 48년 전 장기려 박사가 대납한 자신의 아버지 병원비 금액을 요즘은 가치로 환산한 대략적인 금액이다.

박대표는 "우리가족에게 장기려 박사님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세상에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사람에 대한 투자 그리고 이웃에 대한 나눔이야말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시작이라는 것을 모두가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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