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의 과반수 이상이 법정전염병인 디프테리아와 파상풍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돼, 정부의 예방조치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모자애병원 소아과 강진한 교수팀이 최근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에 제출한 ‘우리나라의 디프테리아 및 파상풍 면역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의 일부와 20세 이상 성인의 과반수 이상이 디프테리아 및 파상풍에 대한 면역상태가 급격히 저하되어 감염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디프테리아의 경우 99년 4월부터 9월까지, 파상풍은 2000년 2월부터 11월까지 각각 성모자애, 성바오로, 부산대병원 등 7개 병원에 방문한 소아 및 성인 중 만성질환 병력이 없으며, 최근 2주 이내에 급성 질환을 앓은 적이 없는 정상 소아와 성인 3,400명(디프테리아-1,800명, 파상풍-1,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결과 디프테리아는 10세 이하와 11- 20세까지는 각각 6%만이 방어면역 유지가 필요했지만, 21세 이상에서는 50% 이상으로 급격히 높아졌으며, 41-50세 사이 연령에서는 73%로 감염위험이 매우 높았다.

파상풍의 경우도 10세 이하는 11.7%인 반면, 21-30세가 42.0%, 31-40세가 74.8%, 41-50세가 91.2%, 51-60세가 89.8%, 60세 이상이 92.5%로 30세 이상에서 면역상태가 급격히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흔히 예방접종이 영유아에게만 해당하는 일로 생각하지만 청소년과 성인도 예방접종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강 교수는 “프테리아와 파상풍은 자연계에 흔히 존재하는 데다가 매우 소량의 독소에도 발병을 일으킨다”며 “병에 걸린 후에도 적절한 방어면역이 만들어지지 않으므로 반드시 예방접종을 통해 방어면역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각 질병에 따라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사람(11~12세 청소년과 오염된 상처가 생긴 응급환자, 농·축산업, 군인, DPT 백신을 한번도 맞지 않은 60세 이상의 고령자)들은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