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도 특별한 치료제가 없고, 국내 노인인구의 약 9%인 30여만 명이 앓고 있는 치매와 중풍의 치료를 가능하게 할 신 물질이 국내 처음으로 개발되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BK21 한방신약개발팀 김호철 교수팀은 최근 4년간 8억여원의 연구비를 투자해 동의보감 등에 수록된 190여종의 한약재 및 처방들을 분석해 ‘뇌신경세포 보호 천연물 신약 후보물질’인 HP009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HP009은 동물실험에서도 심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미노사이클린(중풍 치료제)과 유사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신물질의 일부 성과물은 뇌세포 보호, 인지능력 향상,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건강식품(뇌보 153)으로 제품화되어 시판되고 있어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연구팀은 쥐에게 중풍을 유발한 후 다섯 그룹으로 나눈 다음, 하루 동안 대조군에는 증류수를, 한 그룹에는 중풍치료제인 미노사이클린 45mg/kg을, 나머지 세 그룹에는 신물질 80mg/kg, 400mg/kg, 2000mg/kg을 각각 투여해 뇌신경세포 보호효과를 측정했다.

그 결과 전체 뇌세포 손상 정도는 대조군이 34%, 400mg 투여 그룹 25%, 2000mg 투여 그룹은 23%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중풍 치료제 미노사이클린의 20.5%와 유사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중풍 후의 운동능력 상실과 관련된 실험에서도 대조군에 비해 신약 투여군이 인지능력, 균형능력, 지구력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중풍치매 치료물질과 관련해 “작년까지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37건의 임상실험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부작용이 심해 거의 대부분의 실험이 실패했다” 며 “천연물질로 임상실험을 시도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처음일 것”이라며 임상실험 및 신약 개발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이번 연구결과는 전통 한약재의 산업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며, 앞으로 “5년 이내 인체에 전혀 부작용이 없는 중풍, 치매 치료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7월 포루투칼 리스본에서 열린 ‘제4회 유럽신경과학학회’와 독일에서 개최된 ‘제10회 국제 중풍약리학회 심포지움’에서 발표돼 큰 호응을 얻었으며, 올해 말 ‘Pharmacology Biochemistry and Behavior’ 에도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