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제24회 유럽심장병학회(ESC2002, 회장=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학 Maartin L. Simoons교수)가 지난 8월 31일부터 5일간 베를린에서 개최됐다. 이번 대회 참가수는 의사만 1만 9,000명으로 전시관계자와 보도관계자 등을 포함하면 2만 5,000명이 참가했다. 약 8,000건에 가까운 응모연제 중 채택된 것은 약 35%. 급성 심근경색환자에 대한 ACE억제제와 안지오텐신II수용체 길항제(ARB)의 효과를 비교한 OPTIMAAL시험과 심장병 영역에서는 drug eluting stent(약제 용출성 스텐트) 관련 발표 등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번 학회에서 발표된 주요 연구결과에 대해 2회에 걸쳐 소개한다.

~CARMEN~
캡토프릴, ACE억제제와 병용해 좌실리모델링 확실히 개선

CARMEN(Carvedilol ACE Inhibitor Remodeling Mild CHF Evaluation)시험에서 카베딜롤의 단독사용 및 ACE억제제의 병용은 ACE억제제를 단독 사용하는 경우보다 좌실리모델링 개선효과가 큰 것으로 판명됐다. 보고자는 STICARES심혈관연구재단(네덜란드) Willem J. Remme교수.



안전성이나 내약성 차이 없어

이 시험의 대상은 18세 이상의 안정된 경증~중등증 심부전환자로, 베이스라인 당시의 구출률이 39% 이하인 사람이었다. 유럽 13개국 65개 시설에서 총 572명을 1)카베딜롤과 ACE억제제 에날라프릴의 병용(단 카베딜롤부터 투여)군 2)카베딜롤단독군 3)에날라프릴단독군-의 3개군으로 무작위로 나누어 18개월간의 경과를 관찰했다.

약 80%가 남성이고, 베이스라인 당시에 이미 약 3분의 2가 ACE억제제를 투여받고 있었는데, 베타차단제의 사용률은 한자리수로 적었다. 또 베이스라인시의 뉴욕 심장협회(NYHA)분류는 클래스 II가 3분의 2를 차지했으며 클래스 III가 30%, 구출률은 평균 30%였다.

1차 평가항목은 베이스라인 당시에 비해 18개월 후의 좌실수축말기용적계수(LVESVI)의 변화를 치료군끼리 비교한 것으로 좌실리모델링 개선효과의 지표인 LVESVI감소 정도는 병용군에서 가장 컸고, 다음이 캡토프릴 단독군으로 가장 변화가 적었고, 병용군과 에날라프릴 단독군의 LVESVI의 차이는 유의(P<0.002)했다.

2차 평가항목인 「LVESVI의 시간적 변화」를 보면 병용군과 캡토프릴 단독군에서는 6개월 후에 유의한 감소가 나타났으며 그 후에도 유의한 효과는 지속했다.

그러나 에날라프릴 단독군에서는 전체 기간을 통해 유의한 감소는 나타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2차 평가항목인 「총사망 또는 입원」은 3개군 사이에 차이는 없었다.

부작용이나 이로인한 탈락도 3개군 사이에는 차이가 없었으며, 일반적인 인식과는 반대로 카베딜롤과 에날라프릴의 안전성 및 내약성은 동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Remme교수는 『캡토프릴은 ACE억제제보다 먼저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으며, 좌실리모델링을 개선시킨다. 이것은 베타차단제 전에 우선 ACE억제제를 도입해 왔던 기존의 치료방침에 전환점이 된다. 이번 결과는 경증에서 중증까지 모든 CHF에 베타차단제의 사용을 권장하는 현행 유럽 가이드라인을 인정한 것이지만, 한편으로 경증 심부전환자에는 ACE억제제와 카베딜롤의 병용요법을 신속하게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OPTIMAAL~
ARB는 AMI후 사망감소 효과서 우위 나타나

ACE억제제에 비해 조직의 레닌 안지오텐신 알도스테론계(RAAS)를 보다 완전하게 차단하는 선택적 ARB는 심혈관질환자에 좀더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급성심근경색(AMI)후의 환자 5,477례에 대해 ACE억제제 캡토프릴와 ARB 로사탄의 효과를 비교한 OPTIMAAL(OPtimal Trial In Myocardial infarction with the Angiotensin II Antagonist Losartan)시험에서는 1차 평가항목인 총사망률은 통계학적 유의차는 없지만 로사탄군에서 상대위험이 13%높다는 결과가 나타났다(그림). 또 심혈관질환사에만 한정시킬 경우에는 로사탄군의 상대위험이 17% 유의하게 높았다.


제1선택제는 여전히 ACE억제제

이 시험은 AMI후 고위험환자의 총사망 감소효과에서 로사탄(1일 50mg)은 캡토프릴(1일 150mg)보다 우수하거나 동일하다는 가설 하에 실시됐다. 유럽 7개국 329개 시설에서 실시된 무작위화 이중맹검시험에서 플라세보 대조는 설정하지 않았다.

대상은 50세 이상의 AMI환자로, 급성기에 심부전을 합병했거나 신규의 전벽(前壁)Q파 경색이나 재경색을 일으킨 환자였다. 평균 연령은 67.4세였고, 70%가 남성, 반수가 허혈성심질환, 40%가 지질대사이상, 3분의 1이 고혈압, 20%가 당뇨병을 갖고 있었다. 평균 추적기간은 2.7년. 전체 5,477명 중 추적가능한 경우는 1례뿐이었다.

1차 평가항목인 총사망 발생률은 캡토프릴군 16.4%, 로사탄군 18.2%이고, 상대위험은 유의하지 않았지만(P=0.069), 로사탄군에서 13%높았다. 양쪽군의 총사망 발생 차이는 비교적 추적기간 초기에 나타났으며 무작위화한 후 7개월이 지나자 거의 동일한 사망률로 변화했다. 「심장돌연사 또는 심정지 후 소생」도 로사탄군에서 상대위험이 19% 높았다(P=0.072).

또 심혈관질환사를 보면 로사탄군에서 상대위험이 17% 유의하게 높았다(p=0.032).

한편 뇌졸중의 발병률에는 유의차가 없었다. 또 부작용에 의한 탈락률은 로사탄군에서 유의하게 낮고 내약성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에서 보고자인 베르겐대학(노르웨이) Kenneth Dickstein교수는 『이번 시험에서는 캡토프릴에 비해 로사탄의 우수성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AMI 후의 고위험환자에 대한 제1선택제는 여전히 ACE억제제』라고 지적했다.

또 ACE억제제에 내약성이 없는 환자에서 로사탄이 담당하는 역할은 명확하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이러한 환자에게는 로사탄을 고려해도 좋다』고 말했다. OPTIMAAL시험의 결과는 이미 Lancet (360:752-760)에 게재돼 있다.

로사탄은 작년 발표된 RENAAL시험 및 올 봄 발표된 LIFE스터디에서는 유효성이 보고됐지만 2형당뇨병성 신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RENAAL은 플라세보 대조와, 그리고 좌실비대를 동반한 고혈압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LIFE스터디는 베타차단제 아테노롤과 비교한 것으로, ACE억제제와 비교한 것은 아니다. 이 2건의 시험에서는 로사탄의 용량이 1일 100mg으로 높았다는 점에서 하노버의대 심혈관부문 Helmu Drexler교수(독일)은 『ACE억제제에 내용성이 없는 환자에 ARB를 이용하는 경우는 고용량의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AVEL~
sirolimus용출성 스텐트 1년 지나도 再PCI없고 예후 양호

작년 이 학회에서 sirolimus용출성 스텐트에 의해 반년 후의 관상동맥 조영상의 재협착은 완전히 억제됐다고 발표해 큰 주목을 모았던 RAVEL시험. 이번에는 1년간의 추적결과와 당뇨병환자의 성적이 보고됐다. sirolimus용출성 스텐트군에서는 경피적 관상동맥 인터벤션(PCI)을 재실시한 경우가 없었으며, 이벤트 회피 생존율도 일반 스텐트군이 70.4%인데 반해 sirolimus용출성 스텐트군은 94.0%로 유의하게(p<0.0001)높았다. 또한 일반 스텐트에서 이벤트 발생률이 높은 당뇨병환자에서는 sirolimus용출성 스텐트에 의해 이벤트 발생을 크게 억제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AVEL연구팀의 A. Colombo씨가 보고했다.


관련된 사망례 없어

이 시험은 유럽과 남미 19개 시설에서 실시된 무작위화 이중맹검시험으로, 대상은 신규 1지(枝) 병변을 가진 환자 238명. sirolimus용출성 스텐트군(120례)와 전혀 코팅하지 않은 통상의 스텐트군(118례)으로 나누었다. 현재도 임상 결과를 추적하고 있다. 1년간의 추적 결과 사망은 양쪽군 모두 2례 씩이었고, 심근경색도 양쪽군에서 4례씩 발생했으며 차이는 없었다.

한편 PCI재실시는 일반 스텐트군이 27례(22.9%)인데 반해 sirolimus용출성 스텐트군에서는 전혀 없었다(P<0.001). 주요 부작용 발생률은 일반 스텐트군이 28.8%인데 반해 sirolimus용출성 스텐트군에서는 5.8%로 유의하게(P<0.001) 낮았다. 또 사망례 중 2례는 심장사가 아니었으며, 게다가 스텐트 이식술을 받은지 330일(소화기암)과 333일(지주막하 출혈) 후에 일어난 것이었다.

이벤트 회피 생존율은 일반 스텐트군이 70.7%인데 반해 sirolimus용출성 스텐트군은 94.0%로 유의하게(P<0.0001) 높았다.

당뇨병환자 44례의 경우, PCI재실시는 일반 스텐트군이 32.0%, sirolimus용출성 스텐트군이 0%였으며 이 차이는 유의했다(P=0.007). 전체 부작용 발생률도 일반 스텐트군이 48.0%인데 반해 sirolimus용출성 스텐트군은 10.5%로 유의하게(P=0.01) 낮았다. 이벤트 회피생존율은 일반 스텐트군이 89.5%였다(P=0.006).

이 시험은 5년간 추적될 예정이며 1년 후에 관찰된 양호한 임상 결과가 장기지속될지를 검토할 수 있다. Colombo씨는 『그 결과대로 혈행재건술의 치료방침이나 전략이 변화될 것』이라고 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