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른쪽부터) 주치의 신경과 이기정 교수와 황윤하 레지던트, 카트린 씨, 국제진료센터 최주현 간호사.

한국을 관광하다 급성 뇌경색을 일으킨 프랑승인이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서울성모병원은 22일 샤트레인 카트린 씨(여, 58세)가 이달 11일 오후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짐을 찾는 도중 뇌경색이 발생해 인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병원측은 급성 뇌경색으로 의심해 신경과 이기정 교수를 필두로 한 병원 특유의 급성기 뇌경색 환자 치료 시스템으로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뇌 CT 에서 뇌출혈이 없음을 확인한 의료진은 곧바로 혈전용해제인 t-PA를 투여했다.

하지만 환자가 심한 과체중인 탓에 최대 허용치만 투여해 증상은 완전히 나아지지 않았다.

이 때 뇌CT 혈관 검사에서 카트린 씨의 오른쪽 중대뇌동맥이 막혀있음을 확인되면서 병원 자동 응급 SMS 시스템이 작동하여 영상의학과, 신경외과에 환자의 상황이 전달됐다.

이어 영상의학과 김범수 교수가 환자 내원 1시간 만에 중재시술에 들어가 중대뇌동맥에 있는 혈전을 완전히 제거해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수술 후에도 국내 유일 프랑스 의사면허 보유자인 옥진주 국제진료센터장이 카트린 씨에게 진단, 검사, 치료에 대해 프랑스어로 잘 설명해 심리적으로도 안정을 주었다.

신속한 대응으로 카트린 씨는 중환자실에서 단 하루만 입원하고 신경과 병동 뇌졸중 집중 치료실로 옮겨져 MRI를 비롯한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이번에 발현한 뇌경색의 위치와 크기, 원인을 찾고 재발 방지를 위한 치료에 들어갔다.

병원측에 따르면 현재 환자는 아무런 신경학적 후유증 없이 막바지 치료를 받고 있으며 23일 퇴원할 예정이다.

이기정 교수는 "환자가 병원에 온지 40분 내에 혈전용해제를 투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병원에 있는 급성 뇌졸중 팀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는 분기 별로 뇌졸중 팀원들 간의 회의를 실시해 관련 부서 구성원들 사이에 '급성 뇌경색 환자는 우선적이고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카트린 씨의 신속한 대응은 모의 응급 조치 시나리오 등에 의해 관련 인력이 훈련되어 이뤄낸 결과라고 강조했다.

카트린 씨는 "평소 한국을 동경하고 좋아해 문신까지 새길 정도인데, 좋아하는 나라에서 목숨을 건져 의미가 깊고, 한국의 의술은 본국인 프랑스와 같은 선진국 보다 뛰어난 것을 느꼈다”며 “한국의 뛰어난 의술을 유럽 본토에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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