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구매업무를 대행하는 '간납업체'(간납도매업체·구매대행업체)에 선전포고했다.

협회는 2일 "자꾸만 할인을 간납업체의 요구에 응하는데 참을만큼 참았다. 이젠 한계가 왔다"면서 관련 문제의 해결 의지를 밝혔다.

간납업체 관련 문제점으로 협회는 과도한 할인율, 서비스하지 않으면서 받는 수수료, 리베이트 의혹 등을 꼽았다.

이날 협회측 한 인사는 간납업체가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 간납업체들은  미국의 구매대행사 GPO(Group Purchasing Organization) 시스템을 본 땄다고 주장하지만 건강보험적용으로 가격이 일률적으로 결정된 우리나라에서는 불필요한 제도라는 것이다.

특히 30%의 할인시 건강보홈제도에서 보전해 주기 때문에 그만큼의 비용이 음성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간납업체를 이용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한 대형병원의 경우 특정 간납업체를 지정해 이를 통해서만 구입하고 있어 규모가 크지 않은 의료기기회사로서는 유일한 방법이다.

협회가 이번 간납업체에 대한 선전포고는 상당한 고심끝에 내린 결정이다. 간납업체의 기분을 상하게 할 경우 납품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대금 결제를 늦추는 등의 보복 조치를 당할까봐서다.

하지만 협회의 기본입장은 완전히 정리돼 있지 않은 상태다. 원칙적으로는 간납업체의 철폐라고 주장하면서도 간납업체를 제도권 내에 포함시켜 합리적인 할인율로 현재의 시스템을 유지시킨다는 의견도 제시하는 등 이상과 현실간의 괴리에서 오락가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간납업체의 제도권 내 포함이 협회의 요구라면 그 보다 먼저 우리나라 보험제도 부터 수정해야 하는 만큼 문제 해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