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급성췌장염의 중요 발병기전이 국내의료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져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게 됐다.

연세의대 약리학교실 이민구(김경환) 교수팀은 염증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알려진 ‘PAR2’가 급성췌장염의 발생 및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규명하고, 오는 30일 Gastroenterology 지에 편집자 논평과 함께 게재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PAR2 단백이 췌장염 발병 초기에는 췌장이 손상되는 것을 보호하는 작용이 있지만, 염증이 심하게 진행되면 면역계와 심혈관계 세포를 자극하여 온 몸에 저혈압 쇼크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이중적인 작용을 보였다.

특히 급성췌장염의 대부분은 별 후유증 없이 치료되나 10-30%는 생명이 위독한 심한 질병으로 진행되게 되는데, 이때 PAR2가 폐, 신장, 순환계 등에 작용하면 췌장 조직에 심한 손상을 주어 전신혈액으로까지 트립신이 유리되고 면역계, 심혈관계 세포의 전신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급성췌장염 치료엔 무엇을 대상으로 치료할지 몰랐다”며 “췌장염 초기엔 PAR2를 자극해주는 치료제, 췌장염이 진행되면 PAR2를 억제하는 치료제를 개발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같은 호에 게재된 편집자 논평에서 워싱턴대학교(시애틀)의 엔구옌 박사는 “본 연구가 PAR2 단백의 다양한 작용을 이해하는데 기여하였으며, 앞으로 관련 연구가 소화기 질환의 여러 의문점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