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파업은 가장 나중에, 그리고 피해야 할 선택이다."

미국의사협회 차기 회장인 로버트 와(Robert M. Wha) 박사가 11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1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미국의사들도 파업을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와 회장은 "현재 한국의 의사들이 정부의 수가 정책에 반발해 파업을 했다고 들었다. 절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미국에서는 이러한 상황은 없었고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는 파업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공통된 목표, 즉 어떻게 하면 건강한 시민을 만드느냐를 목표로 대화하는게 가장 큰 해결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학회간 갈등 해결도 같은 방법이다. "미국의사협회 역시 다양한 조직을 두고 있는 단체로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역시 합의를 볼 수 있는 방법은 공통된 의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와 박사의 이러한 말은 원론적이지만 국민을 위한다는 말만 하지 말고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게 한 나라의 의사협회로서 가져야 할 덕목이며, 결국에는 이러한 힘이 국가적 화합을 이끌어내는 첩경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사들도 한국처럼 의사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와 박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사의 약 절반은 자녀들에게 의사의 길을 가라고 하지 않는다.

의사를 치료하기 위해 의사가 됐지만 환경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다. 법규준수에 들어가는 비용은 갈수록 늘어나고 임상 자율성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의사협회는 의사만족도와 환자의 건강 및 치료결과를 높이는 것과 의료교육 개혁을 3대 과제로 삼고있다.

와 박사는 "미국의사협회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혼란은 있겠지만 기회가 될 수 있다. 전세계가 같이 환자를 위해 노력하면 이러한 개혁도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와 박사는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에 대한 질문에 "현재 미국 의료보험은 공공보험이 40%, 민간보험이 60%"이라면서 "민간보험이 더 많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공공보험에는 다양한 종류의 보험민간보험의 수가는 메디케어의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보험과 민간보험 어느쪽이 더 큰 역할을 하는가에 대해 "최고의 의료를 최저 비용으로 전달하는게 의사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만큼 (의료)지급 문제 보다는 전달체계를 논의하는게 우선"이라며 지급 논의 우선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격진료 문제에 대해서도 "먼거리에서 의사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접근성을 높인다는 점에서는 장점이다. 하지만 어떤 기술이라도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또한 의료의 질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논의를 가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는 전문가인 의사가 담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심해야 할 것은 의사-환자 간의 관계를 떨어트려서는 안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와 회장은 중국계 미국인으로 2013년 AMA 차기회장으로 선출됐으며 오는 6월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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