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위한 병원들의 무한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4일 병원협회에서 상급종합병원 평가협의회(이하 평가협의회)를 열고 지정기준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개선방안은 2014년 평가에 이어 2015년 상급종합병원 재지정 등의 핵심 잣대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평가협의회는 복지부 복수안을 큰 틀에서 합의하고, 다음 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도출하기로 했다.

지정기준안 핵심인 진료권역 분류 및 소요 병상수 배분 개선은 현행 10개 권역을 유지하되 수도권 분류 범위를 변경한 복지부 2안을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방안은 서울권과 경기 서북부권을 별도 분리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서울권의 경우, 소요 병상수가 1만 3438개로 서울대병원 등 이른바 '빅 5'의 병상 수가 9823병상(2012년 기준)에 달해 이들 병원이 지정되면 남는 병상은 4천개도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서울지역 17개 현행 상급종합병원 중 '빅 5'를 제외한 12개 병원 중 4~5개만 지정되고 나머지는 탈락한다는 의미이다.

경기 서북부권도 인천과 부천시, 의정부시, 고양시 등으로 묶이면서 현 상급종합병원과 인천성모병원, 공단일산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등 새로운 도전 병원 사이의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지방의 경우, 충청권과 경남권이 관심이다.

충청권은 충남대병원, 을지대병원, 건양대병원, 단국대병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등의 신청이 유력해 소요병상수를 상회할 것으로 보여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반면, 충북권은 충북대병원 단독이라는 점에서 소요병상수와 무관한 무혈입성 형국이다.

경남권은 양산부산대병원과 해운대백병원, 울산대병원 등 대형 종합병원 도전이 예상돼 상급종합병원을 바짝 긴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병원계 관계자는 "빅5를 제외한 모든 상급종합병원이 안심할 수 없다"면서 "내년도 지정평가에 서울과 지방 등 50여개 병원이 신청할 것으로 보여 피 말리는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질병군 분류는 전문 질병군을 현 25.5%에서 31.6%로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병원계가 주장한 낮 병동 입원과 당일퇴원 화학요법 환자 전문 질병군 평가 유지는 경증질환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중치 부여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평가협의회는 이어 ▲경증 외래 환자 비율 17% 이하 ▲중환자실 전문의 의무배치 ▲공익기능 리베이트 수수와 허위부당청구 위반 평가지표 신설 등은 2017년 평가부터 적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진료권역 분류 등 병원계 의견을 수렴했을 뿐 아직 확정한 항목은 없다"면서 "다음달 회의에서 의견을 좁혀 개선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평가협의회 박상근 회장은 "어떤 기준안을 도출해도 지역별 병원간 선의 경쟁은 불가피하다"면서 "병원계 입장을 존중해 합리적인 방안 도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상급종합병원 평가협의회는 병협과 의협, 의학회, 간협, 시민단체, 심평원, 공단 및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및 보험급여과 등 1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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