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치료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이 심부전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한국 여성에서는 약물의 영향이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 정준·안성귀·차치환 교수팀은 유방암 수술 후 보조 트라스투주맙 치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인 유방암 환자에게선 심장독성 발생률과 부작용이 낮다고 Oncology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의 대상자는 평균 50±11세의 124명. 연구팀은 트라스투주맙 관련 심장독성을 보인 환자를 LVEF(좌심실박출량) 측정치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누었다.

그 결과, LVEF치가 기준치 65%보다 약간 낮아진 1등급이 8.1%(10명), 65%~55%사이인 2등급이 0.8%(1명), 50% 이하로 떨어진 3등급이 3.2%(4명)이었다.  

전체 환자 중 2.4%(3명)이 심장기능 저하로 트라스투주맙 치료를 연기했으며 4%(5명)는 치료를 중단했다. 이들 치료연기·중단 환자군들의 LVEF는 일정 기간 후 모두 정상으로 회복됐다.

교수팀은 대상자들의 연령, 체질량지수(BMI), 고혈압·당뇨병 등의 동반질환, 좌심실박출량 감소 등의 여러 위험인자를 제외해도 '트라스투주맙 치료 전 좌심실박출량이 65%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유일한 원인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 준 교수는 "대상 환자의 93%가 트라스투주맙 치료 전에 심장독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안쓰라사이클린 치료를 받았으나 트라스투주맙 추가 치료 후에도 매우 낮은 수준의 심장독성 발생률을 보였다"면서 "이번 연구결과가 향후 적극적인 트라스투주맙 사용 가능성을 열어주면서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들에게 심장독성 발생 우려를 해소해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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