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봉사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 요즘. 실제 수혜자나 수혜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봉사의 진성성과 지속성이 중요하다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지난 2011년도부터 꾸준한 봉사활동을 실천하며, 봉사를 통해 가정과 일 모두 윈 윈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봉사 전도사’가 있어 찾아가 봤다. 한국MSD 다이버시티 사업부 호흡기&백신제품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경국 과장. 겉 보기에는 ‘차도남(차가운 도시남자)’ 같지만 누구보다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있는 그에게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이유와 꾸준한 봉사의 비결에 대해 물어봤다. 

1. 언제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나?
2010년 10월부터다. 당시 한국MSD의 임직원 자원봉사 프로그램인 ‘러브 인 액션’이 전 세계 MSD 지사를 대상으로 한 ‘MSD 다양성 & 포용성 어워드’에서 사회공헌부문 대상을 수상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2. 주로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나. 간략하게 설명해 달라.
회사에서 다양한 수혜처에 한국MSD 직원들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매달 3번째 주 토요일은 ‘러브 인 액션 데이’로 지정해서 벌써 5년 가까이 지속해 오고 있기 때문에, 이제 봉사에 참가하고 싶은 직원들은 스스로 셋째 주 토요일 스케쥴을 비워둔다.

나는 현재 오전에는 이동이 불편한 독거 어르신 및 환자를 대상으로 식료품을 배달하는 ‘사랑의 장바구니’ 봉사에 참가하고 오후에는 명진들꽃사랑 마을 봉사에 참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해부터는 점자도서관에서 시각 장애인을 위한 책을 만드는 교정봉사에도 도전해보려고 한다.

3. 제약 업계에서는 봉사활동에 대한 열기가 점점 뜨거워 지는 것 같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직원의 입장에서 보면 업계 자체가 환자의 건강을 위해 일하는 산업인 만큼 단순히 비즈니스로 보여지는 수치뿐 아니라 남다른 책임감과 비전 또는 미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직접 환자와의 대면은 또 다른 책임감과 동기를 부여 받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열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4. 제약회사 영업사원의 특성상 외근도 많아 신체적으로 힘들 것 같다. 이렇게 봉사에 열심히 참가하는 이유가 있나?
물론 봉사의 ‘참맛’을 알기까지 체력적으로 힘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일단 봉사의 기쁨을 느끼기 시작하면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는 ‘내가 더 받는’ 것 같다라는 감사함과 위안, 힐링을 체험하기 때문에 오히려 봉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뭔가 빠진 것 같은 아쉬운 상태가 된다.

내 생각엔 이 봉사의 ‘참 맛’을 느끼기 까지는 ‘수혜대상과의 신뢰’가 쌓여야 한다. 영업과 같은 원리이다. 그러나 ‘신뢰’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예를 들어 처음 보육원을 찾았을 때 아이들이 나를 ‘아저씨’라고 부르며 눈길조차 주지 않았지만 이제는 얼굴만 보면 창문 너머로 ‘형’이라 부르며 반가워 한다. 이 때부터 내가 해주는 말 한마디에도 아이들이 귀를 기울이고 내가 해 줄 수 있는 부분도 더 진정으로 고민하게 된다. 봉사의 기쁨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5. 최근 러브 인 액션에 참가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최근 마포푸드마켓을 통해 사랑의 장바구니 활동 중 만난 한 할머니가 기침을 하시는 것을 봤다. 내 담당이 호흡기 제품인 싱귤레어와 에리우스이기에 편찮으신 데가 있으신지 여쭤보니 천식 약을 꾸준히 먹고 있지만 차도가 없다는 거다. 문제가 무엇인지 살펴보니 바로 곰팡이가 가득한 집이었다. 이에 청소와 세탁법 등 집안 환경 개선을 도와드렸고, 환자들의 환경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직접 체험한 만큼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많이 찾는 병원에는 환경관리요법 브로셔를 더 많이 챙겨드리게 되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것을 활용해 이웃에게 좀 더 도움이 된 것 같아서 뿌듯했다.

6. 그래도 토요일 아침 봉사, 쉽지 않을 것 같다.
약 2년 전부터는 러브인 액션 커미티로 활동하고 있다. 동호회로 치면 리더 같은 역할이다. 직원들이 회사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프로그램을 리드하면서 진정성과 자발성을 자연스럽게 키워가고자 하는 것이 회사의 정책인데 이것이 나에게 많은 책임감과 성취감을 안겨 주었다.

능동적으로 수혜 어르신이나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욱 더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고, 한 달에 하루뿐이지만 여러 부서의 사람들이 ‘사랑’과 ‘나눔’이라는 새로운 동료 의식 속에서 일하다 보니 ‘협력’, ‘리더십’ 측면에서도 성장 할 수 있었다.

주말에는 늦잠을 자거나 TV를 보는 아빠가 아니라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짧은 시간도 퀄리티 타임을 가지려고 하는 아빠가 된 것도 봉사를 통해 얹은 소중한 변화이다.

7. 봉사에 참가하고 싶지만, 주저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봉사라고 하면, 착하고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꼭 봉사는 힘들어서 땀을 흘려야 하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봉사가 봉사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 쉽사리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나는 항상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작은 봉사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고 말이다. 일단 봉사의 기쁨을 느낄 때까지 꾸준하게 참가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 이후에는 아마 내가 더 받는 것이 많다라는 걸을 깨닫고 더 감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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