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적포도주. 하지만 약 3년 전 장수 관련 단백질인 서튜인(sirtuin)에 대한 항산화물질 레스베라트롤의 직접작용이 부정되면서 장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미국 하버드대학 유전자학 데이빗 싱클레어(David Sinclair) 교수는 적포도주에 들어있는 레스베라트롤이 장수효과의 근원임을 재확인한 연구결과를 Science에 발표했다.

싱클레어 교수는 2003년부터 적포도주에 들어있는 레스베라트롤이라는 항산화물질이 장수와 관련하는 단백질인 NAD+의존성 탈아세틸효소 '서튜인'을 직접 활성시켜 장수효과를 가져온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효모, 선충, 초파리 등을 이용해 잇달아 증명함으로써 장수약물 개발의 선구자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2010년에 들어서 연구에 문제점이 지적된데다 이듬해에는 서튜인이 과활성되면 장수 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이 보고되면서 그의 연구에 신뢰성 문제가 발생했다.

2010년에 지적된 문제는 형광표식되지 않은 천연기질을 사용한 경우 서튜인 활동(탈아세틸화 활성)이 레스베라트롤에 의해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

즉 싱클레어 교수가 본 것은 기질을 형광표식해 인위적으로 발생시킨 유사 효과라는 것이다.

하지만 교수는 자신의 주장이 맞다고 판단하고 그 메커니즘을 재검증해 보기로 했다.

그러자 형광표식이 특정 아미노산(탈아세틸화되는 아세틸기를 가진 아미노산) 옆에 있을 때에만 STAC(서튜인 활성물질. 레스베라트롤도 그  일종)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형광표식 대신에 동일한 소수성 아미노산이 특정 아미노산 옆에 있는 경우에도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즉 표식되지 않은 천연기질이라도 특정 아미노산 옆에 소수성 아미노산이 있으면 그 아세틸기를 탈아세틸화하는 서튜인의 활동은 STAC에 의해 촉진된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교수는 표식되지 않은 펩타이드 기질을 스크리닝하여 STAC 효과가 있던 경우를 비교하자, 공통적으로 특정 아미노산 옆에 소수성 아미노산이 있음이 확인됐다.

실제로 데이터베이스에서 발견한 유사 배열을 가진 천연펩타이드 기질 5개 중 3개에서 STAC 효과가 확인돼 교수의 가설 입증을 뒷받침했다.

즉 서튜인의 활성은 비록 기질이 표식되지 않아도 STAC에 의해 확실하게 촉진되는 것이다.

싱클레어 교수는 STAC에 의한 서튜인 활성 메커니즘을 좀더 자세히 검토하기 위해 STAC 불응답성 서튜인 돌연변이체를 만들어 보았다.

그 결과, 변이 부분이 서튜인의 효소 활성 중심 부근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STAC 결합에 필수 요소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STAC의 장수효과는 서튜인을 매개하는게 확실

교수는 또 일반 마우스의 근육아세포 및 섬유아세포에 STAC을 작용 시켰을 때 나타나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항진 작용을 검토했다. 미토콘드리아는 STAC의 장수 효과의 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 서튜인 유전자를 제거한 세포에서는 정상적인 서튜인 유전자를 강제 발현시키면 나타났지만 STAC 무반응성 서튜인 돌연변이체를 강제 발현시켜도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STAC의 미토콘드리아 기능항진 작용은 STAC와 서튜인의 직접 결합해야 하는 것이다. 즉, STAC의 장수 효과는 확실히 서튜인을 매개한다는 사실이 재확인된 셈이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STAC의 장수효과를 둘러싼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싱클레어 교수는 지금까지 적포도주에 들어있는 레스베라트롤의 100배 활성을 가진 STAC를 4천종 개발했으며 현재 그 중 3종이 인간 임상시험에 제공하고 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