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동맥질환(PAD) 환자의 약 3분의 1은 다리를 절뚝거리는 간헐성 파행으로 삶의 질이 크게 낮다. 하지만 기존 약물요법으로는 이 증상을 개선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이런 가운데 ACE억제제 중에서 심혈관사고 억제효과가 가장 우수한 라미프릴을 이러한 PAD환자에 24주간 투여한 결과 위약군에 비해 보행기능이 유의하게 개선됐다고 호주 멜버른 베이터IDI심장당뇨병연구소 안나 아히마스토스(Anna A. Ahimastos) 박사가 JAMA에 발표했다.

파일럿시험으로 본격 검증

PAD환자는 유럽과 북미에서만 약 2,700만명에 이른다. 환자의 약 3분의 1은 걸을 때 통증으로 다리를 절뚝거리며 일상생활에 심한 제약을 받으며 삶의 질도 크게 떨어진다.

이러한 환자의 치료에는 심혈관 위험의 감소 외에도 보행기능을 개선시켜 삶의 질을 높여줘야 한다.

그러나 현재 치료 약물인 실로스타졸과 펜톡시필린으로는 보행 거리룰 12~60% 연장시키는데 불과해 좀더 효과적인 약물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히마스토스 박사는 파일럿시험을 통해 라미프릴이 무통(無痛) 보행 시간 및 최장 보행지속시간을 연장시킨다는 확신을 얻었다.

그러나 증례수가 적은데다 그나마 서혜동맥 이하에만 병변이 국한된 비당뇨병환자 뿐이라서 당뇨병환자와 대동맥장골동맥 폐색성질환자가 포함된 대규모 연구가 필요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었다. 박사는 2008~11년에 호주 국내 3개 병원에서 진료받은 PAD환자 212명(평균 65.5±6.2)을 대상으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시험을 실시했다.

환자를 라미프릴 1일 10mg 투여군(106명)과 위약군(106명)으로 무작위 배정하고 24주 투여 후 성적을 검토했다.

평가항목은 최장 보행지속시간, 무통 보행시간. 그리고 PAD에 특화시킨 조사표 Walking Impairment Questionnaire(WIQ)로 환자가 직접 보행능력을 평가하고 동시에 QOL도 평가했다.

6개월째에 위약군에 비해 라미프릴군에서는 무통 보행시간이 평균 75초, 최장 보행지속시간은 255초 길어졌다.

이러한 개선 효과는 라미프릴군에서 나타난 혈압 저하와는 독립적으로 나타났다. 위약군에 비해 라미프릴군에서는 거리와 속도, 계단오르기 능력이 모두 개선됐다.

삶의 질 개선은 신체적 측면에서 라미프릴군이 위약군 보다 더 많이 개선됐지만 정신적 측면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측부혈행로 확장 또는 신생 가능성도

일부 환자에서는 총대퇴동맥의 혈류량에 대해서도 조사됐다. 그 결과, 협착 영역의 혈류량에는 군 간에 차이는 없는 반면 비협착 영역의 혈류량은 라미프릴군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아히마스토스 박사는 "라미프릴 투여로 측부혈행로가 확장됐거나 측부혈행로가 새로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