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명 중 1명 꼴로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당뇨병의 주요 병인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증명됐다.

가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 내분비내과 당뇨병 치료팀 손호영·차봉연·윤건호 교수팀은 사망 후 장기를 기증한 정상인 13명과 당뇨환자 25명의 췌장조직을 얻어 혈당을 떨어뜨리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의 양을 측정했다.

이 결과 정상인에 비해 당뇨병 환자의 베타세포 량이 큰 폭으로 감소되어 있음을 국내 최초로 증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정상인(예: 170㎝∼70㎏)의 베타세포량이 평균 1.5g정도로 측정됐으나, 정상인과 같은 체형(170㎝∼70㎏)의 당뇨병 환자는 1g이하로 50% 이상 감소했고, 특히 마른 체형(170㎝∼55㎏)의 경우 베타세포량이 정상인의 1/4(0.4∼0.5그람)로 현저히 떨어졌다.

또한, 베타세포와 더불어 췌도의 구성요소로서 인슐린과는 반대로 혈당을 올리는 역할을 하는 글루카곤을 분비하는 알파세포의 경우 양적 증가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정상인의 경우 췌도내의 베타세포와 알파세포의 점유비율이 각각 60%, 15% 인 것에 반해 당뇨환자의 비율은 40%, 30%를 보이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번 결과로 연구팀은 한국인 제 2형 당뇨병의 특징이 선택적인 베타세포의 소실과 함께 알파세포의 양적 증가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연구팀이 한국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의 비만도와 베타세포의 양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살찔수록 베타세포량이 증가하고 마를수록 그 양이 감소한다는 사실과 비만인 당뇨환자의 베타세포량이 정상인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 이러한 환자들의 경우에는 비만이 당뇨병의 중요한 원인 인자임을 밝혔다.

윤건호 교수는‘이번 연구 결과로 당뇨병의 원인이 베타세포의 감소로 밝혀졌기 때문에 이 세포의 증가를 가져 올 수 있는 약제 개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뇨병의 치료를 위해 췌도이식 뿐 아니라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 연구도 활성화 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내분비내과 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미국의 JCEM(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 If 5.19) 2003년 5월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