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수가 결정이 이뤄지지 않도록 수가중재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 마련을 위해 국민건강보험을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 총액계약제와 성분명 처방은 절대 도입돼서는 안되며 현행 의원급 종별가산율은 15%에서 20%로 상향 조정돼야 한다."

대선 임박…노환규 "보건의료 종주 단체, 유력 대선 후보 정책 초점"

제18대 대선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자 의료계의 호흡이 가빠지고 있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더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 5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탈퇴한 후 대정부 투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전운마저 감돌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10일 대한의사협회 동아홀에서 개최된 대선 후보 캠프 토론회에서 고스란히 표출됐다. 사실상 각 후보들의 보건의료정책을 분석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의료계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총력을 쏟았다는 평가다.

노환규 회장은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쉽게도 그 동안 후보 각각에 대한 정책 대결이 없었다"면서 "의협이 보건의료 종주 단체로서 향후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유력 대선 후보들에게 의견을 전달하고 또 들어보는 중요한 자리"라면서 의미를 부여했다.

의협은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보건부로의 조직 개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및 수가결정구조 개선 ▲총액계약제 도입 저지 ▲성분명 처방 제도 도입 저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1차 의료기관 활성화 ▲보건소 기능 재편을 통한 일반 진료 기능 폐지 ▲공공보건의료 기능 재정립 등을 내놨다.

한편, 문재인(민주통합당), 박근혜(새누리당) 후보 캠프에서는 김용익 의원, 박인숙 의원이 각각 참석했지만 안철수 후보측에서는 불참했다.

"건정심 개편 총액계약제·성분명 처방 저지 피력"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및 수가 결정구조 개선은 대한의사협회가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부분이다.

윤창겸 부회장은 "불합리한 건정심 개편을 통해 의료계가 보다 책임감을 가짐으로써 국민 건강을 위한 보험 정책에 참여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 및 경제지표 변동 현황에 따르면 공무원 임금 인상률, 물가 상승률에 비해 단 한번도 진료수가 인상률이 높았던 적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결정적으로 공단과의 협상 결렬시 패널티가 부여되는 등 협상 과정상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건정심 및 재정위원회의 구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수가중재위원회 설치를 촉구했다.

총액계약제 도입을 저지하겠다는 입장도 명확히 했다. 앞서 박근혜 후보측은 총액계약제 도입을 반대한다고 단언했으며 문재인 후보측은 총액계약제의 당장 도입은 반대하나 합의가 이뤄진다면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의협은 "총액을 정하는 방법과 기준에 대한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면서 "공급자 입장에서도 총액의 변화가 예측 가능해야 하며 요양기관 계약제와 함께 시행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같은 맥락에서 성분명 처방 도입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했다. 현행 보험약가제도가 개선되지 않은 채 성분, 제형, 함량 등 동일한 의약품의 가격을 일원화한다면 이는 의약분업의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의사의 처방권을 침탈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매년 파이 줄어드는 '의원급'…"종별가산율 20%로 상향 조정"

1차 의료기관 활성화는 의협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다. 의원급-병원급 의료기관 요양급여비용 점유율 현황에서도 확인되듯 의원급의 '파이'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이에 의협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종별가산율을 현행 15%에서 20%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병원
(20%→18%), 종합병원(25%→22%), 상급종합병원(30%→25%)의 조정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재진 진찰료 산정 기준 개선도 제안했다.

의협은 "90일이라는 획일적인 산정기준은 의료인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진찰료 산정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기본진료료 중 요양기관 종별로 분류된 한목의 단일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보건부로의 조직 개편을 제안했다. 의협은 "보건의료 정책이 다양한 부처에 산재돼 종합적인 정책조정 기능이 부재하다"면서 "특히 보건의료정책 비전문가에 의해 정책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의협은 "효율적인 보건의료 정책 추진을 위해 현재의 보건복지부에서 보건부를 분리, 신설해 위상과 전문성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데일리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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