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제가 입술암(구순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2009년 사이아자이드계 이뇨제 하이드로클로로치아짓(HCTZ) 및 Ca길항제 니페디핀을 복용한 비히스패닉계 백인에서 입술암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이 결과를 발표한 카이저퍼머넌트의료프로그램 조사부 개리 프리드먼(Gary D. Friedman) 씨는 이번에는 강압제 종류를 확대해 재평가한 결과를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구순암 위험은 하이드로클로로치아짓+트리암테렌(triamterene) 병용 등 모두 광감수성 물질이 함유된 강압제와 관련하며, 하이드로클로로치아짓을 5년 이상 복용한 환자는 비복용자에 비해 약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감수성 물질 없는 아테놀롤과 비교

프리드먼 씨는 2009년에 사이아자이드계 이뇨제 하이드로클로로치아짓과 Ca길항제 니페디핀 등 강압제 3종류 이상을 병용하는 병용례에서 구순암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햇빛 노출은 입술암의 확실한 위험인자로 하이드로클로로치아짓 및 니페디핀은 광선과민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인과관계는 생물학적으로 타당하다.

프리드먼 씨는 입술암 위험과의 관련성에 대해 하이드로클로로치아짓, 니페디핀 그리고  하이드로클로로치아짓과 자주 병용되는 칼륨(K) 유지성 이뇨제 트리암테렌, ACE억제제 리시노프릴, 베타차단제 아테놀롤까지 폭넓게 조사했다.

아테놀롤을 제외한 강압제는 모두 광감수성물질이 들어있다.

대상은 선행연구인 카이저퍼머넌트의료프로그램 가입 대상자 가운데 HIV양성자를 제외한 비히스패닉계 백인의 입술암 환자군 712명(남성 74.4%, 진단시 나이 68.0세) 및 대조군 2만 2,904명(73.5%, 지표일 70.4세).

대조군에는 나이, 성별, 비히스패닉계 백인이라는 조건을 일치시켰다. 또 환자군의 입술암 진단일과 대조군의 지표일(index date)에서 적어도 2년 전의 강압제 처방전에 기초해 입술암 발병 위험에 대해 흡연으로 보정해 평가했다.

아테놀롤은 무관 입증

각 강압제는 병용 여부에 상관없이 강압제 자체를 분석했다.

각 약제의 처방기간(1년 미만, 1~5년 미만 5년 이상)에서 입술암 발병 위험을 대조군과 비교한 결과, 처방기간 1~5년 미만에서 위험 상승이 특히 높았던 것은 하이드로클로로치아짓(위험비 2.03, 95%CI 1.54~2.68)과 니페디핀(2.26,1.58~3.23)이었다.

처방기간이 5년 이상이 되면 하이드로클로로치아짓의 입술암 발병 위험은 더욱 높아졌다(0.95~2.13).

아테놀롤의 위험비는 1.93(1.29~2.91)이었지만 급격하게 높아졌기 때문에(1년 미만 위험비 0.88,95%CI 0.62~1.26,1~5년 미만:0.88,0.63~1.21) 기타 약제는 제외했다.

다시 분석한 결과 아테놀롤 단독으로는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위험비 0.54,95%CI 0.07~4.08) 광감수성 물질이 없는 아테놀롤은 입술암 위험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성 확실하지 않은 리시노프릴

앞서 언급한 결과에서 입술암 위험과 확실한 관련성을 보인 약물은 하이드로클로로치아짓, 하이드로클로로치아짓+트리암테렌 병용, 니페디핀 등의 광감수성물질이었다.

프리드먼 씨는 광감수성물질이 든 강압제를 처방할 때에는 환자에게 햇빛차단 기능이 있는 입술크림이나 챙넓은 모자를 사용토록 권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광감수성물질이라도 리시노프릴에서는 입술암과의 관련성이 나타난 경우는 처방 1~5년 미만에서만 나타나 리시노프릴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다고 프리드먼 씨는 설명했다.

또 입술암은 백인에서도 드물지 않은 만큼 지금까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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