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B형 간염 예방조치 허술, 다른 환아에 항생제 투여  

제일병원이 신생아에 예방주사 조치를 허술하게 한데 이어 성인에게 투여한 항생제를 어린 환자에 주사하는 등 자칭 국내 최고 여성병원이라는 이름을 무색케 하고 있다.

제일병원은 지난달 B형간염 보균자인 산모가 출산한 신생아에 적절한 예방조치를 하지 않아 B형 보균자로 만드는 사고를 일으켰다.

이 산모는 39세 고령이고 첫 출산인데다 B형 간염 보균자로 출산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가지 위험요소를 고려해 기존에 다니던 병원에서 제일병원으로 옮겨 출산까지 했다.

문제는 산모가 B형 간염 보균자라는 사실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은 출산 직후 신생아에 예방주사를 제대로 맞히지 않아 결과적으로 아기는 B형 간염 보균자가 된 것이다.

퇴원 때까지도 까맣게 몰랐던 이 사실을 안 것은 퇴원 3일째 아기가 심한 황달로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나서다.

산모가 제일병원에 문의한 결과, 그제서야 간염 1차 접종과 면역 글로불린을 동시에 접종해야 하는데 1차 접종만 했음을 실토했다. 산모가 보균자일 경우 면역글로불린을 동시에 접종하지 않으면 예방효과는 얻을 수 없다.

산모는 추후 법적 절차를 위해 병원 측에 필요한 예방조치를 누락했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요청했지만 "소송을 하려면 하고 확인서는 써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병원은 또 간염 2, 3차 예방접종을 무료로 해주겠다며 산모에 선심을 쓰는 듯한 제안도 했다. B형 간염 보균 산모에게는 국가가 무료로 예방접종을 제공한다. 의술도 잃고 인술도 베풀지 못한 것이다.

병원측은 현재 이 산모와 원만한 합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산모는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제일병원을 고발하는 글을 올려 놓고 있다.

이 사건 외에도 제일병원은 지난달 말 성인환자에 투여해야 할 항생제를 옆 침대의 어린환자에 주입하는 등 황당한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다.

병원측은 환아를 검사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보호자와도 원만한 합의를 본 상태라며 문제될게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보호자 역시 사고 이후 병원의 무책임한 조치에 분통을 터뜨려 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렸으며 이를 통해 항생제 주사사고가 세상에 알려졌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1963년 국내 최초의 여성전문병원으로 출범한 제일병원은 2005년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평가에서 전국1위, 소비자가 직접 뽑은 최우수 여성전문병원으로 2년 연속 선정된 바 있다.

또한 제 2회 임산부의 날을 맞아 임신·출산의 친화적인 환경 조성에 앞장서온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상은 제일병원이  홈페이지에 소개한 수상 경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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