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일으킨 파킨슨병(PD)환자에 항우울제를 투여하면 우울증은 개선돼도 운동기능이 떨어지는 등 PD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지적돼 왔다.

미국 로체스터대학병원 아이린 리처드(Irene H. Richard) 교수는 우울증으로 진단된 PD환자를 대상으로 위약 대조 이중맹검무작위 시험(RCT)을 실시한 결과, 우울증에 대한 효과를 검토한 결과 항우울제 투여 환자는 운동기능이 악화되지 않으면서도 우울증은 개선됐다고 Neurology에 발표했다.

치매없는 PD환자 115명, HAM-D 12점 이상 대상

PD환자의 과반수가 경험한다는 우울증상은 기능장애와 QOL을 떨어트리는 심각한 질환이지만 치료방법이 뚜렷하지 않다.

지금까지 보고에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 투여는 우울증을 개선시켰지만 운동기능을 떨어트린다는 보고도 있다.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재흡수억제제(SNRI)는 대조시험이 실시되지 않고 있다.

리처드 교수는 SSRI 및 SNRI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토하기 위해 2005년 6월~2009년 3월 미국, 캐나다, 푸에르토리코의 운동성질환 진료 병원 20곳에 등록된 PD 환자 가운데 우울증이 확인된 115명을 대상으로 위약 대조 이중맹검 RCT를 실시했다.

참가자격은 30세 이상의 특발성 PD환자로서 치매가 없고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IV)에서 '우울증' 진단기준을 만족하고, 해밀턴 우울증평가척도(HAM-D) 17개 항목 중 12점 이상을 얻은 경우로 했다.

대상자를 SSRI인 파로섹틴 투여군 42명, SNRI인 벤라팍신 투여군 34명, 위약투여군 39명으로 무작위 배정하고 연구시작 당시부터 12주 후 HAM-D의 평균 점수 변화를 비교했다.

MADRS,BDI-II,GDS에서도 실약군에서 개선 효과

12주간 투여 결과, 연구시작 이후 HAM-D의 평균 변화는 파록세틴군 -13.0점, 벤라팍신군 -11.0점, 위약군 -6.8점으로 모든 군에서 감소하고 우울증 개선이 확인됐다.

상기 평균변화는 실약군별로 위약군과 비교한 결과, 파록세틴군에서는 -6.2점(97.5%CI −10.3〜−2.2점, P=0.0007), 벤라팍신 군에서 -4.2점(-8.4~-0.1점, P=0.02)으로 모두 유의하게 감소했다. 실약군에서는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P=0.28).

또한 몽고메리아스버그우울증상평가척도(MADRS), 베크우울증척도(BDI)II, 노인우울증척도(GDS)로 검토해도 실약군의 우울증 개선효과는 모두 유의했다.

심한 부작용 적고 안전성 확인
 
항우울제 투여가 PD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검토했다. 실약군, 위약군 모두 통일 파킨슨병평가척도(UPDRS)의 종합 및 운동기능 점수가 개선됐다. 군 간에 차이도 나타나지 않았다. 리처드 교수는 항우울제 투여가 운동기능을 떨어트린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작용은 파록세틴군의 86%, 벤라팍신군의 85%, 위약군의 90%에서 보고됐다. 졸음, 변비, 발한, 성기능장애, 피로, 두​​통 등이 많았다.

중증 부작용 사례는 3명이었으며 위약군에서는 흉부 압박감 및 장폐색증에 의한 입원이 각각 1명이 있었지만 시험을 중단할 정도는 아니었다. 파록세틴군에서는 심실기외 수축에 의한 시험 중지가 1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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