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기업 바이엘 코리아가 영업 부서 직원에게 제공됐던 차량을 전격 회수키로 방침을 정해 내부적으로 동요가 일고 있다.

회사는 ‘열악해진 제약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이해를 구하고 있지만 당장 이용하던 차를 반납해야 하는 직원들은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바이엘은 최근 영업부 직원 300여 명에게 제공했던 리스용 차량을 오는 4월부터 5월까지 자진 반납토록 결정하고, 이 사실을 통보했다. 지난 2009년 영업력 강화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차량을 제공한지 3년 여 만이다.

당시 바이엘은   사장급 제네시스, 임원급 그랜져, 관리자급 소나타, 일반사원급 아반떼 등을 제공, 다른 제약사들의 부러움을 샀다.

임원급 인사에 대한 차량제공은 업계에 일반적인 현상이었지만 영업 부서 전직원에게 차량을 제공하는 사례는 전무했던 만큼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3년 여 만에 차량반납 결정이 내려지면서 바이엘 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일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직원이 회사에서 차량을 제공, 본인 소유의 차를 처분한 만큼 당장 뚜벅이 신세로 전락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회사는 이러한 직원들의 사정을 감안, 차량반납 후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단 직원들은 차량반납 후 본인이 희망할 경우 ‘3년 40만km’를 약정으로 소나타급 차량을 리스할 수 있다. 물론 비용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관리자급 직원들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3~4년의 계약기간 동안 재직을 장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회사는 차량 반납과 함께 기존 1만5000원이던 1일 경비(per diem)를 4만4000원으로 인상키로 했지만 새로 차량을 구입해야 하는 직원들을 설득시키기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실제 차량을 구입할 경우 보험료, 자동차세, 유류비 등을 감안하면 2만9000원의 인상분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게 직원들의 반응이다.

영업 부서 한 직원은 “줬다 뺏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회사에서 차량을 제공해 소유하고 있던 차를 팔았는데 다시 구매하자니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은 “새 차를 구입할 엄두는 나지 않아 중고차를 알아보고 있다”며 “부여된 혜택을 반납하는 마음이 씁쓸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대해 바이엘 측은 “마케팅 차량회수는 사실이지만 내부사정으로 인한 조치”라며 말을 아꼈다./데일리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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