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장애 치료에 이용되는 포스포디에스터레이스(PDE)-5 억제제의 하나인 바데나필(상품명 리베트라)이 음향 외상으로부터 내이(內耳)를 보호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튀빙겐대학 미르코 야우먼(Mirko Jaumann) 교수는 쥐 실험에서 PDE-5 억제제가 세포보호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이클릭 구아노신 모노포스페이트(cGMP)의 분해를 억제해 내유모세포를 유지시킨다고 Nature Medicine에 발표했다.

이번 지견은 얼마전 지적된 PDE-5 억제제의 내이장애 유발 위험성을 불식시킬 수 있는 지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FDA "비아그라는 돌발성난청 유발"

바데나필은 실데나필(상품명 비아그라), 타다라필(상품명 시알리스) 등 PDE-5 억제제의 원조 트로이카 중 하나다.

하지만 비아그라는 2007년 미FDA로부터 돌발성 난청 유발 가능성을 지적받은 바 있다.
 
청각기능 저하 위험은 비아그라 외에 레비트라와 실데나필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지만  PDE-5 억제제로 인한 내이장애 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강하다.

이런 가운데 나온 이번 보고는 소음성 난청에만 한정시켰지만 PDE-5 억제제와 내이장애의 관련성을 반박할 수 있는 증거다.

cGMP-Prkg1 시그널캐스케이드에 주목

포유류의 유모세포는 태아기에만 만들어지는데 일단 소실되면 재생되지 않는다.

때문에 내이는 내유모세포를 음향 외상 등으로부터 보호하고 손상을 입어도 신속하게 회복시키는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작용 기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시그널 전달물질의 하나가 세컨드메신저인 cGMP다. 이 cGMP는 프로틴키나제1형(Prkg1)을 활성시켜 세포 내에서 새로운 대사가 유발한다.

구체적으로는 채널 단백 인산화로 세포 흥분성이 조절되면서 동시에 세포대사와 DNA 수복과정이 시작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청각기능보호에서 cGMP-Prkg1 시그널캐스케이드의 역할을 시사하는 동물실험 결과는 이미 나와있다.

우선 Prkg1 유전자가 결손된 쥐에서는 결손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소음 노출 후 청각기능이 떨어지기 쉽고 음향 외상 후 내유모세포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공동연구자인 이 대학 안과학 프랑소아 파케 뒤랑(François Paquet-Durand) 교수는 눈 세포의 변성에서는 세포대사의 항진 및 DNA 수복과정과 관련하는 Prkg1 의존성 아데노신이인산(ADP) 리보스가 변화한다는 사실을 쥐 실험에서 발견했다.

야생형 쥐의 경우 Prkg1는 내이의 감각세포 및 뉴런에 발현하는데 cGMP를 가수분해하는 PDE-5 발현 프로파일와 부분적으로 겹친다.

그래서 야생형 쥐와 래트에 바데나필을 투여한 결과, 거의 완전히 소음성 난청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실험에서 24시간 이내 투여시 효과

야우먼 교수는 "바데나필을 음향 외상 후 24시간 이내에 투여하면 내이를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견은 소음성 난청의 중요한 기전의 하나를 밝혀냈을 뿐만 아니라 급성 소음성 외상 환자의 청력 유지에 유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PDE-5 억제제의 적응은 확대 경향을 보이고 있고 소음성 난청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은 없는 만큼 향후 임상연구의 성과에 기대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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