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속에 있는 약 20종류의 아미노산 농도를 측정, 분석해 그 밸런스의 변화로 암 가능성을 조사하는 방법이 일본에서 실용화됐다.

올해 4월 위암 등 5종류의 암을 대상으로 분석 서비스가 시작된 일본에서는 현재 건강검진에 도입하는 의료기관이 늘어나고 있다.

단 5ml의 채혈만으로 각종 암 위험을 판정할 수 있으며 수검자는 의심되는 암을 가려낸 다음 정밀검사를 받을 수 있다. 간편한데다 조기암 발견에도 기대돼 향후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아미노인덱스 암위험검진(AICS)라는 이 검사는 일본 아지노모토사가 독자 개발한 기술을 임상응용한 것으로 현재는 위암, 폐암,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등 5가지 암을 검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올해 9월 이 검사법을 도입한 일본 미쓰이기념병원 야마카도 미노루 교수에 따르면 월 약 1천명의 건강검진자 가운데 11월 한달에만 50명이 이 검사법으로 검진을 받았다.

비용은 1만 8,900엔(한화 약 28만원)이며 지금가지 3명이 암 가능성이 높다는 판정을 받아 각 장기별로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다.

야마카도 교수는 "지금까지 없었던 획기적인 검사다. 방사선 피폭같은 수검자의 피해가 매우 적어 희망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기존 암 검진에서는 위의 바륨검사와 흉부엑스선검사, 변잠혈검사 등 암종류마다 검사가 달라 수검자의 부담이 컸다. 그러나 AICS는 단 한번의 채혈로 이들 암 위험을 동시에 조사할 수 있다.

혈액으로 암을 예측할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은 혈액 속의 아미노산. 전신 상태를 반영하는 '거울' 역할을 담당한다.

신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은 약 20종류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있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혈중 아미노산의 농도 비율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장기에 이상이 발생하면 비율이 약간씩 달라진다. 변화의 패턴은 장기와 병기에 따라 각각 특징이 있다.

아지노모토사는 5종류의 암 환자 총 약 2천명과 건강한 수검자 약 1만 7천명의 데이터를 토대로 암의 종류마다 위험판정에 최적 계산식을 만들었다.

실제 검사에서는 수검자의 데이터를 계산식에 입력하여 AICS치를 측정한다. 이 수치가 클수록 암 확률도 높아진다.

예컨대 위암의 경우 최고등급인 'C등급'(AICS치 8~10)'에서는 98명 중 1명이 암이고 위험도는 일반인의 10.2배로 추정된다.

AICS의 가장 큰 특징은 조기암에 대한 감도가 높다는 점이다. 아지노모토사에 따르면 조기암이라도 아미노산의 밴런스는 붕괴될 수 있다. 어느정도 진행하지 않으면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종양 마커와 다른 점이. 또한 암 조직형에도 좌우되지 않는다고 한다.

일본 요코하마시립병원 산부인과와 공동연구에서도 자궁경부암, 자궁체암, 난소암 중 하나라도 걸릴 위험도 AICS로 조기에 판정할 수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내년 봄에도 분석 서비스에 '부인과암'의 항목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측은 기존 방법으로는 조기발견이 어려웠던 췌장암이나 암 이외의 병기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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