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안티폴리스] 급성관증후군(ACS) 발생 당시 경험하는 극심한 고통과 사망 공포가 일반적인 정신적 반응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변화와도 관련한다고 런던대학 앤들 스텝토(Andrew Steptoe) 교수가 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발작 후 몇주간 나타나는 예후 예측인자인 생물학적 과정이 그 이후 치료과정에도 관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5명 중 1명이 공포감 경험

ACS는 급격한 관상동맥의 협착으로 급성심근허혈을 보이는 임상증후군으로서, 불안정 협심증에서 심장 급사까지 포함시킨 광범위한 질환 개념이다.

증상은 다양하지만 흉통과 호흡장애, 발한, 오심,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ACS 환자는 향후 심질환 위험이 높고 QOL도 낮다.

이번 연구에서는 ACS환자의 강력한 정신적 반응과 세포 시그널 전달분자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종양괴사인자(TNF)알파 농도의 상관관계를 검토했다.

아울러 이러한 정신적 반응과 TNF 알파의 수치가 발작 3주 후 생물학적 기능저하(또는 예후불량)의 지표와도 관련하는지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2007년 6월부터 2008년 10월 동안 ACS로 진단된 세인트요하네스병원 입원환자 208명을 등록하고 환자의 고통과 사망공포의 정도, 입원 후 2~3일 이내의 TNF알파 측정치를 평가했다.

입원한지 약 3~4주 후에 심박수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졸의 변화를 기록했다.

코르티졸 방출량이 낮아지면 염증억제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또한 심박변동(HRV) 저하는 심기능을 떨어트리고 향후 심질환 발병의 예측인자가 된다.

검토 결과, 심근경색 발작시에 일어나는 흔한 감정인 사망공포는 환자 5명 중 1명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심장기금(BHF)의 심리학 담당인 스텝토 교수는 "과거 수십년간 심근경색 발작 후 생존율은 크게 상승했지만 현재도 많은 환자가 발작시 공포감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심한 공포감 느낀 환자 염증 위험 4배로

또 이러한 사망 공포는 단순한 정신적 반응으로 끝나질 않고 급성 심장사고 중에 일어나는 생물학적 변화와 관련하고 있었다.

강력한 염증반응은 심장에 손상을 주고 심근경색 발작의 재발 등 장기적인 심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스텝토 교수는 "이번 연구로 TNF 알파 수치의 상승, 즉 강력한 염증반응이 발생할 위험은 발작시에 사망공포를 크게 느낀 환자군에서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위험은 인구통계학적 배경과 심장사고의 중증도 등의 임상인자와는 별개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이번 연구에서는 사망공포와 염증반응 때문에 급성심장사고 후 몇주 동안 발생하는 HRV 저하와 코르티졸 방출량 저하라는 생물학적 변화도 예측할 수 있었다.

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과정은 장기 예후불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고통의 정도와 과거 심근경색 기왕력 간에는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그러나 교수는 "심장발작 중 통증과 증상이 심하면 격한 고통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리고 사회적 고립자와 경제적 빈곤층에서도 고통는 더 심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심한 정신적 반응과 높은 TNF알파 수치의 관계의 배경은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지만 생물학적 반응과 정신적 반응의 동시 발생은 심장을 심각하게 손상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환자 관리에 새로운 방향성 제시

이번 지견은 ACS환자 관리 개선 연구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인만큼 공포를 이겨낼 수 있도록 개입한 경우 임상적으로 개선되는지, 그리고 급성 염증수치 저하가 정신적인 면에 좋은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지만 가능성은 있다."

스트렙토 교수에 의하면 임상에서 의사는 신체적 결과 뿐만 아니라 발작시 정신적 경험에 관한 정보를 환자에게 전해 주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신체적 결과와 정신적 경험은 밀접하게 관련하며 정보를 받은 환자는 안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교수는 또 "급성심질환의 진료는 과거 수십년간 크게 개선됐지만 단기간에 회복되더라도 심근경색이 재발하거나 다른 심혈관질환 위험이 계속되는 환자도 많다. 이번 연구는 정신적, 행동적, 생물학적 반응이 어떻게 관련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환자의 정신적 반응은 생물학적 반응과 상호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생활습관 관리 필요성 강조

네덜란드 틸브루프대학 심질환심리학 수잔 페데르센(Susanne Pedersen) 교수는 관련논평에서 "관상동맥성심질환(CHD) 환자의 관리와 치료의 최적화에서 정신적 측면이 독립 위험인자가 된다는 점, 정신적으로 위축돼 조기 사망하는 환자가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정신과 CHD의 발병 및 진행이 얽힌 악순환은 생리적 기전으로는 부분적으로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수는 또 "심장 보호 약물의 처방은 증가하고 있는 한편 비만과 당뇨병이환율도 증가하고 있다. CHD환자의 흡연률도 낮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CHD환자의 생활습관 관리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