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에 대한 양질의 치료와 교육적 계몽 역할을 하기위해 한국천식협회(KAF : Korea Asthma Foundation)가 오는 17일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한다.

초대 이사장인 서울대병원 김유영 교수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천식 유병률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도 한국천식환자들은 철저한 치료가 되지 않고 있다. 특히 약을 복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가 악화로 인해 응급실이나 병원을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현재 WHO에서는 천식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손실은 에이즈보다 높다는 밝혔다고 말하고, 환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에 대해서는 계몽, 홍보, 교육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당국의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천식학회와의 업무에 중복되는 면이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에 대해 “학회는 의사 및 학술발표 위주의 기능을 하고 협회는 대국민 홍보사업 및 정부 정책의 방향 제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식협회는 서울대, 서울아산병원, 연세대, 순천향대, 경북대, 가톨릭대, 성균관대, 전북대, 한양대, 한림대, 고려대, 중앙대, 전남대, 성애병원 등의 25명의 내과, 소아과 전문의들이 주축이 돼 설립됐다.

한편 일반인들의 천식에 대한 오해 10가지를 발표했다.

1. 꾸준한 달리기로 폐활량을 늘리는 것이 천식치료에 도움이 된다?
-엄밀히 말해 천식은 폐활량 자체가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기관지가 좁아지는 병이다. 천식 환자가 심한 운동을 하고 나면 기관지가 수축돼 천식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흔히 운동을 통해 폐활량을 늘리는 것이 천식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또 실제로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운동이 오히려 천식을 악화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특히 새벽에 찬 공기를 마시며 달리기를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에 비해 수영과 같은 운동은 천식 증상을 적게 유발한다. 그러나 천식 치료를 통해 증상이 잘 조절되는 상황에서는 천식 유발만 되지 않으면 어떤 운동도 무난하다.



2. 감기를 방치한 채 오래 두면 천식으로 발전한다?
-아니다. 천식 환자들은 흔히 천식으로 진단 받기 이전에 잦은 감기로 고생하였다고 호소한다. 실제로 감기와 관련된 일부 바이러스들이 천식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감기가 천식을 직접 유발하지는 않는다. 단지 천식이 있을 경우 감기를 빈번하고 심하게 앓게 되므로 감기 후에 천식을 얻었다는 오해를 하게 된다. 감기에 걸렸을 때 호흡곤란과 쌕쌕거리는 숨소리 혹은 몇 달씩 지속하는 기침을 경험한 경우 이미 천식이 있는 상태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밀한 검사와 진료가 필요하다.

3. 스테로이드는 각종 부작용과 내성 때문에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만성 천식의 일차적인 유지치료로 사용되는 흡입용 스테로이드는 표준용량으로 사용할 경우 스테로이드의 전신 부작용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소아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스테로이드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으로 이의 사용을 피하는 것은 결국 천식을 악화시키게 된다.

4. 천식약은 의존성이 강해 증상이 잘 조절되면 약을 줄이거나 끊는 것이 바람직하다?
-천식 치료를 하다 보면 약의 양을 늘리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개인차가 있으며 약에 대한 의존성 때문은 아니다. 천식은 기관지의 만성적인 염증에 의하여 발생하는 질환이므로 지속적인 항염증 약물 복용으로 염증상태를 조절해야 한다. 비록 심한 호흡곤란이나 기침 등의 증상이 없을지라도 기관지의 염증은 지속되므로 증상이 없을 때에도 꾸준히 치료해 더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5. 임신을 하면 천식은 더 심해진다?
-천식환자가 임신한 경우 일부 환자들은 천식 증상의 악화를 경험하며, 또 다른 환자들에서는 오히려 증상이 완화되기도 한다. 천식 환자가 임신을 계획할 경우 전문의와 상의하여 천식이 잘 조절되는 상태에서 임신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임신 중에도 천식에 대한 적절한 조치로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여야 임신 유지 및 출산에 발생 가능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6. 임신 기간 중 천식치료는 태아에게 해가 된다? -천식 약물 중 일부는 임신 유지나 태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임신 시 약제를 투여하지 않아 천식의 악화로 산모 체내에 산소가 부족할 경우 태아의 건강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 적절한 약으로 천식을 조절해야 한다. 면역치료의 경우 임신 중에 새로운 면역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임신 전부터 받고 있던 경우에는 치료를 지속해도 무방하다.

7. 천식으로 죽지는 않는다?
-천식 발작은 흔히 경증, 중등증, 중증, 치명적 발작의 4단계로 나뉜다. 인공호흡기가 필요할 정도로 심한 중증과 치명적 발작의 경우 사망률은 8%에 이르며, 국내에서도 매년 3천~4천명이 천식으로 인해 사망한다. 따라서 적절히 치료하여 천식이 조절되고 있는 경우에 천식으로 인한 사망의 가능성은 극히 적으나, 천식에 대한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아 심한 급성 천식 발작이 발생하는 경우 사망 위험성은 상당히 높아진다.

8. 천식약은 먹는 약이 최고다?
-아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 동양권 나라에서는 아직까지 경구제제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천식이란 공기의 통로인 기관지의 질환이므로 흡입제제를 사용할 경우 가장 효과적이고 전신 부작용 또한 적게 나타난다. 천식용 흡입제의 경우 흡입용 스테로이드제제,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 서방형 기관지 확장제, 비반세포 안정제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시판되고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 알맞은 약을 투여해야 한다.

9. 천식 치료 중 감기약을 먹어야 할 경우 천식 약은 일시 중단해야 한다?
-아니다. 감기에 걸릴 경우 바이러스에 의해 기관지 감염이 일어나므로 기도염증이 증가하여 기관지 과민성이 증가하게 된다. 이 때 천식 증상의 악화를 종종 경험하게 되므로 천식 약물의 증량이 필요하게 된다. 실제로 환자들이 감기에 걸리면 인근 의료기관에서 감기약을 투약 받고 천식약제를 임의로 중단하여 천식악화로 응급실로 내원하는 사례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감기약에는 진통소염제, 항생제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이들에 의한 약물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하여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10. 천식을 수술로 치료한다?
-아니다. 어떤 과학적인 근거도 없는 방법으로 의학계에서는 전혀 인정되지 않는 치료법이다.이러한 치료법을 믿고 효과적인 치료를 포기함으로써 천식이 악화되며, 수술자체의 합병증으로 고통 받게 되는 사례들이 이미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