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반대에도 불구, 내년부터 고혈압·당뇨환자가 자신이 정한 동네의원 이용시 진료비 경감 및 다양한 건강지원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선택의원제가 실시된다.

보건복지부(장관 진수희) 이동욱 보건의료정책관은 8일 만성질환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선택의원제 도입계획'과 '기본 운영모형'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동네의원'에게 환자관리 노력에 대한 보상과 성과 인센티브를, '환자'에게는 본인부담 경감과 건강지원 서비스 제공을 골자로 한다.

복지부는 내달 중순부터 연말까지 환자들의 참여 신청을 받고, 내년 1월부터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그동안 고혈압·당뇨로 진료를 받고 있는 대부분의 환자에 대해 이달 말 건강보험공단에서 신청방법 등을 확정·안내할 예정이다.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위한 핵심적인 제도"

이동욱 정책관은 "선택의원제는 의료기관 기능재정립을 위한 핵심적인 제도로 동네의원과 환자의 협력을 통해 1차 의료기관의 만성질환 관리수준을 높여 국민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가가 필요한 제도 틀과 지원책을 적극 마련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환자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네의원에 대한 보상체계가 마련됐다. 의료기관에 대한 보상은 환자관리표 작성에 대한 건당 별도보상과 환자 지속관리율 등에 대한 평가를 통한 성과인센티브로 구성된다.

환자관리표는 혈압, 혈당수치, 흡연·음주 등 생활습관 상담기록 등으로 구성되며, 평가지표는 지속관리율, 적정투약율, 필수검사 실시율 등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환자당 연간 10회 이내 범위에서 건당 1000원의 환자관리 별도보상과, 성과평과 결과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성과인센티브가 제공된다. 내년에만 420억원 규모다.

이동욱 정책관은 "의료기관은 자신의 의원을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환자에 대해 환자관리표를 작성해 관리하면 된다"며 "이러한 인센티브를 통해 의원의 고혈압·당뇨에 대한 질환관리 노력이 향상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진찰료 본인부담 현행 30%→20%

고혈압·당뇨 환자가 자신이 이용할 동네의원을 정해 계속 이용하면 진찰료의 본인부담이 현행 30%에서 20%로 경감된다. 올해 기준 초진은 1250원, 재진은 900원이 경감돼 연간 12회(초진 1회, 재진 11회) 이용 환자의 경우 1만1150원의 진료비 경감효과를 가져온다.

총 진료비 1만5000원 이하 시 1500원만 지불하고 있는 65세 이상 환자는 추가 경감이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지속적으로 선택한 의원을 이용한 경우 나중에 연1회 8천원을 환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참여 국민들에게는 지역별 공단지사와 보건소를 통해 맞춤형 건강지원 서비스가 지원된다.

제도 시행과 동시에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건강정보, 진료주기에 맞는 필수검사 실시시기 안내, 건강관리 지침서 등 질환 관리에 필요한 건강정보서비스가 우편, SMS, 이메일 등을 통해 제공된다. 맞춤형 건강 전화상담(Telecare), 전문가에 의한 건강교육 등 보다 심화된 건강관리 지원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복지부 "동네의원 이용 확대 유도"

복지부 이동욱 정책관은 "선택의원제는 국민건강 수준 향상을 위한 '만성질환 관리 강화'와 '의원은 외래, 병원은 입원'이라는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민건강 측면에서 보면 가장 대표적인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아 합병증이 발생하고, 중증인 입원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사망원인 중 고혈압, 당뇨병 또는 이로 인한 심뇌혈관질환이 전체 사망자의 25.4%로 암(28.3%) 다음으로 많은 상태다.

혈압·당뇨에 대한 관리부족이 입원·합병증 등 중증으로 발전하고 결국 국민건강 위협 및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를 개선한다는 취지다.

이동욱 정책관은 "대구시 고혈압·당뇨 시범사업에서 1개월 주기 관리환자는 미참여 환자에 비해 입원 비율이 고혈압 62%, 당뇨 65% 가량 낮았고 입원일수도 각각 25%, 37%나 감소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의료기관 기능재정립 측면에서도 1차 의료기관인 의원에서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의 질과 신뢰를 높여 의원 이용을 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메디칼트리뷴 기사제휴 데일리메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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