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만성감염의 핵심 원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지금까지 만성감염 바이러스 단백질을 타깃으로 한 백신 개발이 쉽지 않았던 원인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고 마이크로RNA를 바탕으로 한 신개념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대 생명과학부 안광석 교수팀이 바이러스 마이크로RNA가 바이러스를 계속 몸속에 숨겨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특성이 바이러스 만성감염의 핵심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같은 특성은 면역 스텔스 작용이란 것으로 인간 면역시스템의 병원균 탐지 기능에 대항하는 병원체의 은폐 기술이다.

교수팀이 거대세포바이러스(CMV)에 만성 감염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바이러스에서 생성되는 마이크로RNA US4가 환자들의 킬러T임파구 작용을 억제해 바이러스가 계속 몸속에 숨어 생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반대로 마이크로RNA US4가 결손된 바이러스는 킬러T임파구에 의해 효과적으로 제거된다는 것 역시 확인했다.

안 교수팀은 또 마이크로 RNA US4가 세포내 효소(ERAP1) 생성을 방해, 궁극적으로 바이러스 단백질의 항원이 세포표면에 나타나는 것을 방해하고 킬러T임파구의 면역감시작용을 무력화시킨다는 사실도 분자적 수준에서 입증했다.

교과부는 “ERAP1효소가 인간 면역작용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처음 증명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와 관련 안광석 교수는 “항바이러스 백신 개발은 대부분 단백질 성분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놀랍게도 바이러스의 마이크로RNA가 킬러T임파구 면역 스텔스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만성감염 치료법 연구와 개발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권위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 IF=27) 9월 4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메디칼트리뷴 기사제휴 데일리메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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