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적 결함으로 발생되는 낭포성 섬유증, 선천성 난청과 같은 희귀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표적단백(GRASP)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5일 연세대의료원에 따르면 의과대학 이민구 교수와 김경환 명예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생명과학분야 학술지 ‘셀(Cell)’지 9월 2일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Rescue of ΔF508-CFTR Trafficking via a GRASP-Dependent Unconventional Secretion Pathway’으로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SRC)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민구·김경환 교수팀(약리학)은 세포막단백 유전자돌연변이에 의해 발병하는 여러 선천성 질환을 연구해 왔다. 이 질환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세포 내 단백품질검사 시스템이 질병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단백을 발견하면 이를 세포막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세포 내에서 파괴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백에 약간의 변이가 있더라도 이 단백이 세포막에 도달하기만 하면 대부분 원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그러므로 품질검사 시스템이 작동하기 전에 단백질을 세포막으로 보내면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돼 왔다.

연구진은 세포 내에 지금까지 알려진 전형적인 단백이동경로 이외에도 새로운 단백이동 경로가 있고, 그래스프(GRASP)라는 단백을 활성화하면 이 새로운 경로를 통해 돌연변이단백을 세포막으로 보낼 수 있음을 규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 경로를 활성화시킨 유전자조작 생쥐를 만들어 관련 희귀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민구 교수는 “낭포성 섬유증, 선천성 난청과 같은 희귀난치성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 의미 있는 연구성과”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그는 “이번 Cell지 논문 게재와 같은 좋은 연구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내과,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이비인후과 등 10개 임상과, 34명의 의료진들과 한 팀이 되어 긴밀한 협력연구를 수행한데 따른 것”라고 전했다.

이 철 연세의료원장은 이번 논문게재에 대해 “앞으로 세브란스를 포함한 우리 의료계가 지향하는 Team Research, 그리고 융합연구의 모델로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편, 생명과학분야 최고의 학술지인 '셀(Cell)'誌의 임팩트지수는 무려 32.401로, 네이처(Nature; IF 36.101), 사이언스(Science; IF 31.364)와 함께 세계 3대 학술지로 꼽히고 있다. / 메디칼트리뷴 기사제휴 데일리메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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