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중증 두통 기왕력이 많은 사람일수록 뇌의 백질 병변이 크다고 파리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 신경과 크리스토프 초리오(Christophe Tzourio) 부장이  BMJ에 발표했다.

프랑스 고령자 7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전체 두통 가운데 전조가 있는 편두통 만이 뇌경색과 관련하며, 뇌병변의 유무에 상관없이 모든 형태의 두통은 인지기능 장애와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뇌병변 비율 높아

CAMERA(Cerebral Abnormalities in Migraine, an Epidemiological Risk Analysis) 등의 MRI를 이용한 최근 연구에서 편두통환자에서는 편두통이 없는 사람에 비해 무증후성 뇌경색 병변을 비롯한 다양한 뇌병변과 백질병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백질병변은 인지기능을 떨어트리고 알츠하이머병, 우울증, 운동장애,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INSERM은 파리 제6대학과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연구에서 편두통을 비롯한 두통이 백질병변의 크기와 뇌경색, 인지기능과 관련하는지 검토했다.

대상은 프랑스 서부 도시 낭트 주민을 10년간 추적한 EVA(Epidemiology of Vascular Ageing)연구 등록자 가운데 신경과 의사의 두통 평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780명으로 했다.

평균 69세이고 58.5%가 여성이었다. MRI로 대뇌 백질병변의 크기를 측정해 경색을 분류하고, 인지기능은 Mini Mental State Examination(MMSE)을 비롯한 각종 검사로 평가했다.

초리오 부장은 "이 코호트의 장점은 비교적 고령 인구가 대상자라는 점이다. 편두통은 30세 전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뇌에 미치는 영향이 유해하고 누적되면 고령의 편두통환자에서는 뇌가 더 손상되고 인지기능도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조있는 편두통만 관련

그 결과, 20.9%(163명)가 중증 두통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70% 이상(116명)이 편두통을 경험했으며 그 일부(17명)는 전조를 동반했다.

백질병변 크기에 따라 3분위로 나누어 검토한 결과, 중증 두통의 기왕력이 있는 사람은 기왕력이 없고 백질병변의 크기가 최저 3분위에 속한 사람에 비해 최고 3분위에 속한 백질병변을 가질 위험(OR)이 2.0이었다.

이러한 경향은 백질병변 위치가 심부백질(OR 2.0)이든 뇌실주변(1.9)이든 상관없이 나타났다.

두통 타입과 뇌병변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검토한 결과 전조있는 편두통에서만 심부 백질병변의 크기(OR 12.4) 및 뇌경색(3.4)과 관련했다.

인지기능 점수는 중증 두통의 기왕력이 있는 군과 없는 군, 뇌병변이 있는 군과 없는 군 모두 같았다. 뇌병변 유무에 상관없이  편두통을 비롯한 두통과 인지기능의 관련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대표연구자인 INSERM의 토비아스 쿠르드(Tobias Kurth) 박사는 "뇌병변으로 인지기능이 낮아질 위험이 없고 편두통이 뇌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편두통과 전조 기전은 불확실

두통은 일반적으로 자주 나타나는 증상으로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만성적인 편두통이 가장 많다. 성인의 약 12%, 어린이의 5~10%가 편두통을 경험한다고 추정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1,100만명이 이에 해당한다고 알려져 있다.

편두통에는 전조를 동반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전조를 동반하지 않는 편두통이 훨씬 많고 동반하는 경우는 편두통 전체의 15% 정도다.

전조로는 두통 발생 몇분 전에 시야에서 섬광이 일어나고 얼마간 지속되다가 시야의 일부가 안보이는 섬위암점(scintilla scotoma) 등의 시각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편두통이나 그 전조의 기전에 관해서는 아직 해명되고 있지 않지만 일과성 혈관수축에 의한 뇌내혈류의 감소가 전조를 일으킨다고 생각되고 있다.

전조가 있는 편두통 환자에서는 뇌경색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편두통환자의 극히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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