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환자에 대한 폐 이식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백효채·함석진 교수와 혈액내과 김유리 교수는 작년 9월 30일 21세 된 남성에 대한 양측 폐 이식 수술을 시행한 후,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환자가 별다른 이상반응 이 건강을 되찾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2008년 6월 백혈병으로 골수이식을 받은 환자는 지난 2010년 8월 폐쇄성세기관지염이 발병한 후 면역억제제 투여를 비롯한 모든 치료에 더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아 폐 이식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골수이식 후 합병증으로서 환자의 약 50% 이상에서 '만성 이식편대 숙주반응'이 모든 장기에서 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환자는 폐에 심각한 합병증이 생겨 급속히 폐 기능을 상실, 수술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혈액 암으로 인해 이미 타인의 장기(골수)를 이식받은 환자에게 또 하나의 장기인 폐를 이식하는 수술결정은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몇 개월간 인공 폐와 인공호흡기에만 의존, 호흡을 유지하던 환자의 상태가 갈수록 위중해지자 폐이식팀 의료진은 폐 이식을 더 이상 늦출 수 없어 기능을 상실한 환자의 양측 폐를 제거하고 기증자의 건강한 폐를 이식했다.

폐이식팀은 "골수이식에 따른 면역억제제를 오랫동안 복용한 환자라 다른 이식 환자보다 몸의 면역체계가 매우 낮아 수술 후 감염 발생이 가장 걱정됐다"면서 "수술의 어려움을 고려,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폐 이식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수술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집중적인 치료와 관리로 퇴원한 환자는 오랜 병상 생활로 몸의 근육이 많이 약화돼 재활치료가 끝나는 올해 가을 쯤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도 흔치 않은 골수이식 환자에 대한 폐 이식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에 대해 백효채 교수는 "지난 1996년 국내 첫 폐 이식을 시행한 이래 국내 최다 폐 이식 수술경험을 갖고 있다"며 "국내 첫 양측 폐 이식과 양측 폐 재이식 성공을 잇는 이번 성과는 강남세브란스 폐 이식팀 의료진 모두의 노력과 열정의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번 백혈병 환자에 대한 강남세브란스병원의 '국내 첫 폐 이식 성공 사례'는 국내 학회에 증례 보고될 예정이다. / 메디칼트리뷴 기사제휴 데일리메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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